사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안목
'돈의 속성'을 통해 알게 된 스노우폭스그룹 김승호 회장님의 신간, '사장학개론'을 읽었습니다.
'돈의 속성'이 책 제목 그대로 돈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사장학개론'은 '어떤 사장이 되어야 하는지?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좋은 사장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될 자질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김승호 회장님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사장학개론'에서 기억하고 싶은 훌륭한 사장이 되는 방법을 옮겨 적어 봅니다.
회사 안의 특정 영역에서 사장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은, 사장이 그들을 인정하고 믿어줬고 그 일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독려했다는 뜻이다. 김 대리가 매번 좋은 메뉴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김 대리가 잘했을 때 칭찬하고 인정해 줬기에 김 대리는 스스로 더욱 발전적인 공부를 한 것이다. 결국 사장을 대신해서 맛과 효율과 이익이 있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사장이 이 과장의 디자인 실력을 못 따라간다는 뜻은, 폰트나 색깔이 사장의 취향이 아니어도 참견과 잔소리를 줄이고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용기를 보여줬다는 뜻이다.
자신의 전문적 지식에 사용되는 단어를 누구나 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장의 큰 실수 중 하나가 사장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지시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고 오해 없는 말이나 문장으로 간결해져야 한다. 간단한 지시라도 모호한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면 해석의 여지가 남게 된다. 그래서 지시는 재확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확한 단어와 문장으로 해야 한다.
똑같은 지시를 내려도 지시받은 직원의 업무 이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성과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하관계의 특성상 상사에게 재확인하고 묻는 것을, 자신이 부족하다고 드러 내는 것 같아서 망설이게 된다. 게다가 사장의 권위가 매우 중요하거나,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강조되는 회사의 경우, 사장의 지시가 명확해질 때까지 직원이 질문하는 일이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상사도 제대로 지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간결하고 명확한 지시는 업무의 많은 오차를 줄이고 일의 속도를 높여준다.
가장 잘못된 결정은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틀린 결정은 없다. 결정이 잘못되면 잘못된 대로 배우고, 결정이 옳았다면 큰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틀린 결정은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내린 옳은 결정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내린 잘못된 결정들을 수정하는 과정 덕분에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즉시 결정을 내리고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가라. 어차피 인생은 처음과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 가는 과정이다.
단체 사진의 가운데에 서지 않는다.
고생한 팀원이나 공로가 있는 사람들을 가운데로 보내고 한쪽 끝에 선다. 직원들 전체와 내가 어깨동무하는 느낌으로 서 있게 된다.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비난에 자기 스스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응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머다. 비난의 내용은 무시하되 그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응대하면 비난이 무색하게 되며 당신은 너그러운 사람이 된다.
처칠과 정치적인 의견을 달리하던 한 여성 정치인이 처칠에게 독설적인 비난을 하며 "당신이 내 남편이라면 난 커피에 독을 타서 당신에게 줬을 거예요."라고 말하자, 처칠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내가 당신 남편이었다면 난 그 커피를 마셨을 거요."
간디 역시 대단한 말재주로 상대의 비난을 무색하게 한 이야기가 있다. 영국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간디를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교수가 있었다. 하루는 간디가 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피터스 교수가 옆에 다가가 앉았다. 피터스 교수는 거드름을 피우며 간디에게 말했다. "간디 군,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돼지와 새가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네." 그러자 간디는 이렇게 말하고 자리를 옮겼다.
"아, 걱정 마세요 교수님. 그럼 저는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
비이성적인 비난이나 악플을 대하는 유시민 작가의 대처법은 매우 유용하다. "악플은 그 대상이 된 사람의 잘못이 아니며 그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닙니다. 악플을 쓴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남루하며 황폐한 지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에요. 남의 문제를 가지고 왜 내가 고민합니까?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싸우지 마십시오. 달래려 하지도 마십시오. 눈길을 주지도 마십시오. 악플 때문에 화를 내거나 속상해하거나 우울해하는 것은 '악플러'가 쏜 화살을 주워서 자기 심장에 스스로 꽂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멋진 직원들은 사실 사장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적당한 노력과 일정한 품성을 가진 사람이 들어오면 믿어주고 품어주고 격려하고 신의를 지켜 사장 자신의 원대한 꿈에 참여하도록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인재들을 면접이나 소개 혹은 이력서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만약 이런 것으로 그 사람의 본질을 알아볼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이혼하는 사람이 이토록 흔하지 않을 것이다.
직원이 칭찬받으면 보상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칭찬과 보상이 연결되지 않으면 사람은 실망하게 돼 있다. 그래서 좋은 사장에게 칭찬을 받고 급여가 적절해도 더 나은 대우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장의 칭찬은 더 정교해야 한다. '고맙다'가 아니라 '잘했다'라고 말해야 하며 '수고했어. 고생 많았어요.'가 아니라, '일 처리가 마음에 들었어. 계속 그렇게 해줘'라고 말해야 한다.
즉 감사보다는 인정하며 급여 또는 직책으로 보상이 돌아갈 때까지 칭찬이 아닌 인정을 해주며 그릇을 키워냈어야 하는 것이다. 섣부른 칭찬과 과다한 칭찬이 반복될 때마다 당사자는 '보상은 언제?'라는 물음표가 따르고 어느 날 실망이 커져 결국 퇴사하게 된다. 이렇게 초급 사장들은 회사 내 주요 인재로 클 수 있는 사람을 날리는 것이다.
사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의 사안에 이런저런 의견을 계속 말하는 것도 변덕이다. '어떻게 거기로 갈까?'는 직원들과 상의해도 좋지만 '어디를 갈까? 말까?'를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큰아들은 식당 서빙 직원이 음식을 가져다주면 '땡큐! 캐서린!' 하며 이름을 불러준다. 찰나의 순간 그녀 가슴에 달린 명찰에 이름을 본 것이다. 캐서린의 얼굴은 금방 달라진다. 큰아들이 캐서린을 다시 만날 확률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름을 불러준 그 순간, 캐서린은 자신이 하는 힘든 일을 자랑스러워하고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누군가 자기의 이름을 알아주었기 때문이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핵심, 그것은 이름을 기억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사장학개론 책 내용 중에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었습니다. "어제의 성공 요인이 오늘의 실패 요인이다."
사장의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수많은 성공의 경험이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성공을 했기 때문에 조직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과거의 성공경험에 안주하며, 현재와 미래에도 계속해서 과거의 방식으로만 조직을 운영해서는 결코 지속적인 성공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이른바 '라떼'만을 찾는 꼰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사장은 사장의 자리에 맡는 안목을 갖추어야 합니다. 사장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사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안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