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에게 화를 내지 않아야 하는 이유
많은 기업과 지자체들의 협조로 파국을 면한 새만금 세계 잼버리.
차라리 태풍이 와서 새만금이 아닌 대한민국 각지의 기업 연수원 등에서 잼버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잼버리 초창기 전혀 준비되지 않은 잼버리 운영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왜 잼버리 준비가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답답해하던 중,
눈에 띄는 칼럼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https://www.mk.co.kr/news/columnists/10804412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잼버리 브리핑을 보면서 화가 났습니다.
이미 작년 국정감사 때부터 준비 소홀에 대한 질의를 수차례 받았는데, 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는지?
리더의 무책임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대한민국을 찾아온 젊은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아닌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브리핑이 거듭될수록, 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관이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이지요.
왜 장관은 현장의 상황을 모를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문제점을 보고할 수 없는 환경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감지되면, 실무자는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를 보고한다.' 또는 '문제를 은폐한다.'
이때, 실무자의 판단 기준은 무엇이 좌우할까요?
저는 상사의 반응(리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사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실무자는 정확한 사실만을 보고할 것입니다.
실무자는 문제의 원인, 문제 해결방안을 보고하고,
상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상사가 화를 낸다거나, 문제의 책임을 실무자에게 전가하려 한다면
실무자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정확하게 보고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보고서는 왜곡되기 시작하고, 문제는 더욱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질될 것입니다.
(상사는 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느냐며, 더욱 실무자들을 질책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예전 팀원들과 일하면서 항상 지켰던 원칙이 있습니다.
'절대 화내지 않고, 항상 팀원들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예전 팀원이라고 한 이유는 지금은 팀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 팀원들과 함께 일했던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고, 팀원들이 의견을 이야기하면 끝까지 들어주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그렇게 일했던 기간 동안 팀원들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저도 팀원들과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사가 팀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요?
책임을 팀원들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
일의 결과에 대해 책임은 상사가 지는 것이,
팀원들과 조직에 안정감을 주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생각됩니다.
리더는 구성원을 질책하는 사람이 아닌,
질문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