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극우파가 계속 활개 치는 이유
나는 서울에 있는 S대학교를 나왔다.
신림동에 있는 학교는 아니고,
광진구에 있는 학교다.
"S대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면,
항상 되돌아오는 반응.
"어린이 대공원 앞에 있는 거?" or
"건대 옆에 있는 거?"
(네;; 저도 어린이대공원, 건대 많이 가봤습니다.)
대학교 시절 몇 안 되는 C학점이 있었으니,
바로 '기초 일본어' 수업이었다.
C-였던 것을, 재수강해서 C+로 올린.
당시 일본어 수업 교수님은 '호사카 유지' 교수님이었다.
일본어를 지독히도 싫어했던 나는
당연히 호사카 유지 교수님에 대한 호감도 없었다.
시간을 흘러, 어느덧 19년이 지났고,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호사카 유지 교수님이 집필한,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라는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마지막 책장은 무겁게 덮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호사카 유지 교수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당시 일본어 수업시간에는 제일 뒷줄에 앉아 있곤 해서,
교수님께서 나를 기억하실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을 위해 노력하시고,
한일 양국의 관계의 올바른 시각을 갖도록 노력하시는 분인데,
내가 되려 호사카 유지 교수님께
한국 사람들에 대한 나쁜 점만 보여드린 것은 아닌지,
(수업 빠지기, 수업시간에 딴짓하기, 과제물 성의 없이 내기 등)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아무튼,
작년 소설 아리랑을 읽으며
관심이 많아진 한일 관계에 대한 지금.
호사카 유지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한일관계에 대한 교수님의 통찰력을 꺼내어 본다.
비단 한일관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으며,
우리 삶에 대한 조언이기도 했다.
내각 인사국의 폐해로 일본에서는 '손타쿠'라는 말이 유행한다. '손타쿠'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행위'라는 뜻인데, 일본에서는 '총리나 관방장관의 마음을 헤아려서 관료들이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을 말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내각 인사국의 문제는 관료들에 대한 인사 평가 기준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사의 기준은 완전히 안갯속이다. 각 부처에서는 "그것은 아베 인사, 저것은 스가 인사"라는 소문만 무성하고, 관료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료들은 총리나 총리 주변이 좋아할 일을 무조건 해야만 한다. 반대로 총리 관저의 불평을 살 우려가 있는 일은 아예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총리에게 정확한 정보가 올라오지 않게 될 우려가 커졌다. 나라의 최고 책임자가 현실에서 유리되어버린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인사권을 통한 공포 지배를 실시한 국가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다.
차별주의 단체 재특회가 되풀이하는 '조선인은 일본에서 나가라' 등의 혐한 발언과 혐한 시위는 나치 독일 하의 유대인 배척 운동과 꼭 닮았다. 나치가 국내 문제를 모두 유대인 탓으로 돌려서 배외사상.배외주의를 확산시켜 내셔널리즘을 부추기듯이, 재특회도 국내 문제에서 국민들의 눈을 돌리려고 타국이나 타민족을 적으로 만드는 수법 등 상투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아베 정권의 친위대라 할 수 있다.
극우파들은 친일파 한국인을 키우려 해왔고, 지금도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 친일파 양성은 오래전부터 일본의 국책이었다. 구한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친일파 양성 경위를 살펴보자.
구한말 대한제국이 일본에 병합당하는 과정에서 최초의 친일 단체로 거론되는 일진회가 결성되었다. 일진회 구성원 중에는 서재필이 만든 독립협회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독립협회와 민중들의 염원이었던 민회 설립 운동을 테러로 무자비하게 파괴해버린 고종 독재 정권으로는 도저히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 수 없다며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생각한 것은 '일본과의 연합을 통한 새로운 국가 만들기'였다.
당시 일본 세력은 대한제국의 지식인들에게 "일본과 대한제국이 대등한 입장에서 합방하자"라고 회유했고, 일본의 다루이 토키치라는 학자는 새로운 나라를 '대동'이라고 명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진회 회원들은 그런 일본 측 전략에 말려들어갔다. 일진회로 대표되는 일부 한국인들은 고종 정권이 타도되고 일본과 한국이 대등한 입장에서 합방한다면 좀 더 나은 나라에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대등한 '합방'이 아니라 일본이 대한제국을 속국으로 만드는 '병합'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에 분노한 일진회 회장 이용구는 억울한 나머지 분사했고, 많은 일진회 회원들이 일본인 회원들에게 거짓 주장의 책임을 지고 할복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 내의 극우파 단체들은 친일파 지원 기금 제도를 만들어 한국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유명한 단체는 사사가와 재단(현, 니폰 재단)이다. 이런 국우파 단체들의 돈을 받고 사실상 일본의 논리를 한국 사회에 침투시키려는 일본 앞잡이가 된 한국인들이 의외로 많다.
일본 측도 효율성을 생각해 한국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을 선정해서 접근한다. 일제강점기에 한국 최고의 지식인으로 알려진 3.1 독립선언서 기초자 최남선이나 저명한 문학자이자 2.8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이광수 등을 포섭해 친일파로 변신하게 만든 것도 일본의 이러한 정책 때문이다. 민족대표 33명 중 일제에 포섭된 인사들이 많다. 일제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많은 친일 단체들을 만들기도 했다. 모두 한국 전체를 친일 국가로 만들기 위한 일제 국책의 일환이었다.
성경의 복음서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는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예수 앞에 사탄이 나타나 말했다.
"나를 숭배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부를 너에게 주겠다."
예수는 말했다.
"사탄이여, 물러가라!"
영혼을 판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의 영혼은 악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이 재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6.25 한국전쟁이 있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은 그러한 연유로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를 원치 않으며,
제2의 한국전쟁을 통해 화려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는
일본의 속마음을 알려주고 있다.
나치의 사상 통일을 위해 유대인을 말살한 독일.
일본의 국론통합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임진왜란 때와 같이 한국을 이용하고자 하는 일본.
시작은 같으나 끝은 다르다.
독일은 주변국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했다.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해서도 위법 행위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적법한 행위에서 발생한 손해를 보존한다는 뜻의 보상금이라는 답변을 하고 있다.
일본은 그들의 안위를 위해,
절대로 한국을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통해 우리는 수차례 확인해 왔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사카 유지 교수님의 말씀처럼
대한민국은 또다시 일본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PS. 호사카 유지 교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덕분에 현재의 한일관계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여 년 전,
수업 성실하게 듣지 못한 것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