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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Feb 11. 2020

결재란 이름 석자

라떼는 말이야 - #17. The bucks stops here.

인사팀에 근무하며 숙지해야 하는 것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임원분들의 서명(sign).


판독이 어려운 필기체 서명이라도,

결재하신 분을 알아내는 능력은 필수였다.


당시 회사에서는

사장님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두 다

필기체로 서명을 했다.


그렇기에 서명을 보고

서명하신 분을 알아내는 것은

인사팀 직원으로서의 필수 자질에 속했다.




결재란에 서명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누구인지 유추하기 어려운 서명은

그 일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나는 파격적인 서명을 시도했다.


결재란에 내 이름 석자를

또박또박 정자체로 적은 것이다.


기안자 란에 내 이름 석자가 또렷하게 적힌

인사 발령지가 그룹웨어 게시판에 게시되었고,

몇몇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다.


당장 인사총무팀 부장님께서도 이름 석자로 서명을 바꾸셨다.


나는 지금도 서명으로

내 이름 석자를 사용한다.


서명에 멋이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괜찮다.


적어도 나에겐

책임감이 느껴지는 서명이 더 좋기 때문이다.


* The bucks stops here.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결정한다.)

미국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의 명패에 새겨두고 좌우명으로 삼은 말로,

내 직장 생활의 신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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