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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자아자 Sep 27. 2021

[국내주식]반도체 장비 국산화 프리미엄?

오로스테크놀로지 다좋다 다좋아 다좋은데..

이 글은 절대 추천 글이 아니다. 나의 개인적인 공부의 흔적이자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의 기록이므로 투자의 판단은 오롯이 개인의 몫임을 밝힌다.


우선, 오랫만의 분석글 시작에 앞서 오로스테크놀로지를 선정한 이유는 나의 포트폴리오 재정비 목적에서 현재 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을 선정하였다.


한참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주식 호황에 맞물려 2021년 상반기 갓 IPO를 마친 오로스테크놀로지를 매수하였다. 고백하건데 나는 이때 어떤 분석도 하지 않았으며, 'KLA 외에는 어떤 경쟁자도 없는 압도적 기술력'에 이끌려 홀린듯이 샀다. 돌이켜보건데 그 시점이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최고점이었다.


이미 맞이 한 손해는 어쩔 수 없다. 다만 투자자로서 해야 할 일은 이 것을 더 보유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번에는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 꼼꼼히 공부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주력 상품은 반도체 공정 중 하나인 노광공정 중 웨이퍼 표면에 패턴이 잘 쌓였는지 정렬도를 측정하는 장비이다. 반도체를 3D로 쌓아올리는데 칩의 크기가 점점 크기가 미세해지다보니 제대로 쌓였는지 확인하는 정확도의 수준이 머리카락 굵기의 1/100,000정도 되는 오차를 잡아내야 하는 수준이라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정렬도가 낮아지면 반도체의 성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비용들이 오를 수 있으므로 이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출처 오로스테크놀로지 IPO 자료


그동안은 주로 전공정에 투입되는 오버레이 12인치 장비에서 주로 매출이 나왔음.


또한, 그동안 하이닉스만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가 삼성전자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하이닉스만을 대상으로 했었는데, 9월 16일자로 삼성전자에 22억 공급계약이 성사되었다. 팹 신규장비 선정 전 테스트장비로 보이는데,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더 대형 주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좌 하이닉스와의 공급계약 (5월) 우 삼성전자 공급계약 (9월)


경쟁관계 - 주로 KLA와 영역이 겹친다. (좌) 오로스테크놀로지 IPO 자료 (우) Supporting KLA Comments on Foundational ANPR

시장의 유일한 (그리고 넘사벽인) 경쟁자는 미국의 KLA사이다. ASML도 오버레이 장비를 만들긴 하지만 주로 DBO방식의 장비를 만들어서 직접적 경쟁자가 아니다. 오로스테크놀로지에 따르면 KLA보다 기술력 부분에서 앞서거나 충분히 겨뤄볼만한 수준으로, 후발주자로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이 낮은 것일 뿐 기술력이 밀려서는 아니라고 한다.


오른쪽 자료는 오로스의 등장이 KLA에는 어떤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해서 찾게된 자료인데, KLA에게는 오버레이 계측 장비가 포트폴리오 상 그렇게 큰 부분이 아니어서 그런지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 KLA의 시장점유율은 65%로, (ASML은 15-30%정도 된다고 한다.) 오른쪽 표를 보더라도 KLA 스스로가 압도적 마켓리더임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해당 장표가 20년 말에 만들어졌고, 오로스는 삼성 및 향후 대 중국 사업을 위해 중국에 자회사를 세운 점을 고려할 때, 몇 년 뒤에는 오로스를 좀 더 위협적인 존재로 바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오로스테크놀로지 2021.06 반기보고서

이런 성장에 힘입어 2021년 6월 반기보고서를 보면 2020년 1년 실적인 170억을 이미 뛰어넘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었으며, 재무적으로도 매우 탄탄하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10% 수준에서 2021년 상반기는 30%수준으로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리고 시기를 잘 만난 상장으로 현재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다만 최근 주가흐름이 좋지 않은 것은 상장빨(?)이 좀 떨어지기도 하고 상장주관사의 신주인수권 행사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전환사채 등을 흩뿌려 놓지 않아서 인위적인 주가희석 재료는 더이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길고 긴 매력에 관한 이야기를 이쯤에서 그만하고, 이제 염려되는 부분을 찾아보겠다.


1) 확장 가능성

오로스테크놀로지의 2021년 상반기 매출액은 300억 수준이다. 수주가 실현되기 직전까지 온 삼성전자, 그리고 아직은 미지의 중국 업체들과 공급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아마 2024년쯤이 될텐데, 문제는 시장규모가 작다. 2021년 7,900억, 24년 9,700억이다.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유일한 상품은 오버레이 장비이므로 이 시장만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할 때,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향후 3년간 시장규모가 약 23% 성장한다는건 다소 아쉽다. 물론 영업이익률 30%라는 놀라운 수익성의 시장이지만, 오로스는 현재 2020년 170억->2021년 상반기 300억 이라는 약 70%의 매출성장을 근거로 한 기대감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버레이에 집중된 연구계획으로 보아 새로운 장비 시장에 진출을 이야기하긴 너무 이른 것 같다


2) 2021년 전체 매출은 2021년 상반기의 2배?

반도체의 시설투자는 주로 1분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향후 매출은 1분기>2,3분기>4분기 형태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따라서 상반기에 이미 전년도 매출을 뛰어넘었지만, 1년 전체의 매출은 상반기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상대적 가치평가


상장사인 에프에스티가 오로스의 주식의 1/3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오로스테크의 경우 올해 상장했고 매출이 매 년 눈에 띄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적정가치평가방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멀티플로만 비교를 하였다.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오로스의 Market cap은 3,000억정도인데, 오로스의 1/3의 지분을 확보한 에프에스티의 market cap은 6,200억원 정도이다. 에프에스티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600억 정도로 오로스의 2배이며 영업이익은 100억원 수준이라 오로스와 비슷하다.


에프에스티 역시 반도체장비로 굉장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2021년 상반기 중 삼성전자로부터 430억 지분투자를 받기도 하는 등 상승의 재료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시장의 유일무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대감을 자아내는 반도체 종목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비교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된다.


넥스틴 역시 반도체 검사 장비 회사로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하고 반도체 관련주로 핫하기 때문에 함께 추가하였다.


오로스의 경우 2021년 중 상장하였기 때문에 2020년말의 가장 official한 기록으로 비교가 어려운데다, 오로스 주가전망을 내놓은 애널리스트가 없다보니 EBITDA전망도 없어서 2021년 1, 2분기 EBITDA의 2배를 썼다. 

오로스테크놀로지의 분기별 EBITDA (단위 십 억)


에프에스티가 보유한 오로스의 지분가치 1,000억을 제외할 경우 에프에스티의 EV/EBITDA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현재 두 기업은 평균적으로 17x 정도의 EV/EBITDA 멀티플을 받는 한편, 오로스는 12x 수준으로 다소 낮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적이 1분기>2,3분기>4분기 일것임을 감안한다면 다소 EBITDA가 높게 잡혔다고 볼 수 있다는 점과 바로 앞에서 언급한 에프에스티의 오로스 지분 공정가치 평가시의 차이 등을 감안한다면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금 아쉽지만 동종업계 비교상 저평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PBR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우리 나라의 KOSPI200 기업들이 대부분 PBR 1x이 채 되지 않는 다는것을 생각한다면 오로스는 상당히 프리미엄이 얹어진 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하물며 에프에스티의 경우 오로스의 지분가치의 1/3인 1,000억을 그대로 평가받는다고 할 경우 PBR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현재는 240억정도로 장부에서 인식 중)

따라서 성장주로써 여전히 매력이 있으며 압도적 기술력을 확보해나가는 기업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지만, 모두가 이런 응원하는 마음으로 국산화 자부심 프리미엄이 낀 것은 아닌지 조심해서 접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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