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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잘 건너가기

시간을 저어가는 삶을 위한 기도

by THE AZURE POET

한여름 밤 잘 건너가기

다행이라면

창문을 열어놓고 얼핏

잠든 게 다행이죠

종이배 하나가

날아들어와 날개가 꺾인 듯

툭 떨어졌죠

종이배 위의 호수에

와글와글, 별들이

한 가득 담겨 있었어요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럭으로

별 하나를 집어

엿듣듯 들여다보았죠

별 속에

까맣고 푸른 한여름 밤이

무한무변 꽉 차 있었죠

한여룸 밤은 아득 깊어요

맨발로

걸어서는 못 건너죠

종이배를 타고

옛 이야기와

안전하게 건너야 해요

밤하늘에 덜 지워진

은하수 자국이 있는 것은

다행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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