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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ZURE POET Aug 30. 2019

누구와 무슨 싸움을 하고 있는가

누구와 무슨 싸움을 하고 있는가
        -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에게 힘을

             azure poet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장관 자리를 맡기고자 후보로 지명한 조국 장관후보의 국회청문회를 앞두고 청문회는 아직 개최되지 않고 온나라에서 거의 전쟁을 방불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싸우는 세력을 크게 나누어 분류해보면 [진보 vs 보수]의 피튀기는 싸움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선은 그렇게 간단히 형성되어 있지 않다. [가진자 vs 가지지 못한자]의 양상이 더해진 싸움인 것이다.

조국은 ‘가진자이면서 진보주의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재현실의 변화와 개혁을 주장하는 쪽 사람이 진보주의자로 사는 것이고, 현재현실에 만족하고 유지를 주장하는 쪽 사람이 보수주의자로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가지지 못한 자가 진보의 쪽에, 가진 자가 보수의 쪽에 서게 된다.

한국당이 조국의 소멸을 목표로 두고 싸우는 것은 조국이 가진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보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평소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조국을 비난하는 것은 조국이 가진 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조국은 보수주의자+못가진 자의 반대에 직면한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도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입시제도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점수화하여 선발하는 제도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학종과 자소서에 기록되어 제출된 스펙들, 점수화된 그것들은 부모가 사는 지역(서울 강남), 부모의 학력(서울대), 부모의 직업(재벌자본가, 교수, 의사, 고위층), 부모의 재산, 부모의 혈연 지연 학연 등 네트워크 등이 여러가지 용어와 항목으로 치환된 것들이다.

점수가 될 스펙을 쌓아줄 능력을 가진 부모의 자녀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천하에 불공평한 입시제도가 입핟사정관제도이다.

(입학사정관 제도, 의학전문대학원, 로스쿨 등은 없는 집 아이들이 그나마 도전해볼 수 있는 학력고사대입제도, 의과대학, 법과대학, 사법시험 등의 사다리를 걷어 차버리고 가진 집 아이들이 경쟁과 출세에 유리하게 만든 몹쓸 제도들이다.)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 다닐 때 어떤 교수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자신이 국립사범대학 교수로서 양심적으로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당신의 딸이 고등학생이 되고 고3이 되니까 완전 그동안 곧고 옳바른 소리를 했던 입이 닫아지고 ‘어떻게 하면 내 딸을 좋은 대학에 넣을 수 있을까’ 오로지 이 생각 뿐이더라 하고 고백인지 뭔지 했다.

조국은 진보주의자로 살아왔지만, 동시에 가진 자로서 당시 입시제도를 최대한 이해하고 이에 따라 자식을 좋은 대학에 넣으려는 우리들 부모 중의 한 사람 역을 했다. 물론 자기 말대로 사회적 활동이 많은 앞만 보고 달린 진보주의자로 아내와 당사인 딸에게 대입 문제는 주로 맡기면서 사안에 동의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우리 가운데는 능력이 됨에도 공평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가진 자에게 유리한 입학사정관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학생의 실력대로 대학에 가도록 지도한 부모도 있을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조국에게 아쉽다.

그러나 이제 어떠게 할 것인가.  ‘가진자이면서 진보주의자’인 조국에게 ‘가진자이면서 보수수구친일 자유방임한국당과 그 추종세력과 싸우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능력도 없고 힘도 없이 입만 진보주의 양심 지식인인 내가(그리고 당신이)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20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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