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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연 Oct 26. 2020

내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_ 프리모 레비

프리모 레비 ⓒ서정연


"하지만

아침에 내가 강한 바람을 피해

문지방을 넘어서는 순간

바로 내 옆에 한 친구가 등장한다.

내가 휴식을 취하는 순간마다,

카베(KB·의무실)에서나

쉬는 일요일마다

나타나던 친구다.

바로 기억이라는 고통이다.

의식이 어둠을 뚫고 나오는 순간

사나운 개처럼 내게 달려드는,

내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잔인하고 오래된 고통이다.

그러면 나는 연필과 노트를 들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을 쓴다." 

        


_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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