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행을 떠나기 전 하루나 이틀 전에 엄마에게 '통보'한다.
습관이 됐던 것일까...
여자 혼자,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닌 2주나 되는 긴 여행을...
일상 대화하듯... 순대국밥 먹으며 툭 던진 한마디...
"나, 다음 주에 베트남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 겁도 없고, 철딱서니라곤 눈곱만치도 없었던 나.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얼마나 가냐며... 그 얘길 왜 지금 하냐며...
몇 마디 주고받은 것이 전부. 더 이상 엄마는 나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
상의 한번 없었다는 것에 굉장히 서운하셨다고 한다.
온갖 걱정에 앞선 엄마 앞에서 다 괜찮다며...
생각보다 위험한 곳도, 구경할 곳도 많은 매력적인 곳이라며
애써 태연 한척했지만,
사실 나도 막상 떠나려 하니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진짜 가서 해를 당하진 않을지...
안전하다고는 하는데...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 때문에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마음을 다잡고, 긴 여정을 떠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느끼는 설렘.
설렘 뒤에 강하게 밀려오는 두려움.
설렘과 두려움을 오가며 느끼는 알 수 없는 감정들...
이 모든 것이 여행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