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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작 Jun 20. 2022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를 나무랄 수 있다

    한없이 더워지기 전에 하루라도  캠퍼의 갈증을 채우기 위해 아내와 나는 어김없이 캠핑장을 찾았다. 포천에 있는  캠핑장은 예약 페이지에 있는 후기들과 같이 만족스러운 느낌이었다. 일산에서의 접근성도 나쁘지 않았다.(  전에 캠핑을 위해 양양을  것에 비해서 말이다.)  시간  정도 달려왔더니 당연히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체크인을 하러 왔다고 했다. 주인은 차를 끌고 따라오라고 했다. 화장실의 위치를 물었다. 여유 있는 표정으로 차를 끌고 따라오면 설명을  주겠다고 했다. 재차 화장실의 위치를 묻고자 했지만, 남의 집에  건데 시키는 대로 하자라는 생각으로 고분고분 따라갔다.




소떡소떡


    이어 A4 용지   분량의 안내서를 받았다.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말미에 질문을 받았다. "담배는 피우시나요?" 담배냄새를 극도로 싫어하는 우리는(특히 싫음에 대한 표현을 신랄하게 하는 나는) 즉시 대답했다. "담배 냄새를 아주 싫어합니다. 신호 대기를 하는   운전자가 창문 밖으로 팔을 걸치고 담배  손을 내밀면, 저는 바로 창문을 닫습니다. 연기가 싫어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거리를 두면서 운전을 합니다." 주인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어쩌면 흡족이 아니라 민망한 표정이었던  같다. '굳이 이런 말을 하나?'라는 표정이었던  같다.) 나는 이어 말했다. "전화도 드렸어요. 여기 자리가 입구  부근인데, 보니까 흡연 구역이 입구 쪽에 있더라고요. 혹시 냄새가 타고 들어올  있는지 여쭤 봤어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셨어요. 안심하고 예약했어요."




옥수수스프


    우리 집 밑에 어느 쪽에서도 저녁때면 꾸준히 담배를 피는 누군가가 있다. 환기 중인 창문을 급히 닫고, 복도 쪽 창문을 후다닥 열어 집에 잠시 스며든 담배 연기를 최대한 빨리 내보내려고 바짝 노력한다. 흡연자는 흡연자대로 흡연을 하는 거고, 비흡연자는 비흡연자대로 흡연을 도망 다니며 살아간다. 나도 한때 담배를 피웠었다. 분명 지금의 내 상황에 놓여 있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담배 연기를 통해 내 안의 근심을 날려 보내며, 겨울의 입김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연기를 지긋이 바라보며 어떤 감각을 끌어올리려 애썼던 그때가 떠올랐다. '아유, 죄송해라.' 지금의 내 상황에 놓였을 과거의 모든 이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저 때문에 참 정말 고생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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