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고 하면 공채시험이나 5급 사무관을 뽑는 고시가 제일 잘 알려져 있다. 공무원의 절대다수를 뽑는 시험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다른 방법으로 들어가는 것은 운이 좋거나 인맥이 좋거나 공부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다른 기관에서 일해본 적은 없지만 공무원이나 준 공무원이 되는 방법이 공채 시험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도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앞서 말했던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일명 공채다. 공채는 보통 9급과 7급, 5급으로 이루어져 있다. 9급과 5급은 소수라도 꾸준히 신규 직원을 뽑는 편인데 7급의 경우 뽑는 시기가 있고 아닌 시기가 있다. 주로 정부 정책이나 내부 인원 조정에 달려 있다. 9급으로 들어오면 가장 낮은 곳의 일부터 배우고 차근차근 익혀갈 수 있다면 7급과 5급으로 급수가 높아질수록 책임과 기획력이 더 많이 필요해진다. 그만큼 부담도 크지만 기왕이면 높은 급수에 합격하는 것이 더욱 보람될 것도 같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신기하게도 기상청 공채시험을 보는 시험장은 여의도에 있는 중학교와 초등학교로 지정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 때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시험을 한번 쳐 봤었는데 그때도 그 이후에도 여의도에서 시험을 쳤었기 때문이다. 시험 감독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험을 치는 날은 보통 3월 전후이지만 국가직 시험의 날짜가 모두 통일되면서 다른 시험과 날짜가 동일해졌다. 뿐만 아니라 민간 경력 채용으로 7급, 6급들을 불규칙적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공채에 대한 내용이야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의 방법도 다양한데 보통 기상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냐, 기상청이라는 기관에 소속만 되어 있으면 되는가가 좀 다르다.
기상청에서 업무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기상청 행정 홈페이지의 채용/인사 란을 주시해야 한다. 각 센터(레이더, 위성, 태풍, 슈퍼컴 등등)들이나 지방청의 관련 인력을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렇게 뽑힌 연구원들은 2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만 적절히 확보된다면 인사발령이 따로 없고 가/나/다 급이라는 급수에 맞게 월급도 적절하게 오른다. 내가 전공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에도 도움이 된다. 학회 등 학술행사에 참여하는 빈도도 이런 전문 인력이 훨씬 높다.
공무원으로서 일을 하고 싶은데 시간을 내는 것이 애매하다면 시간 선택제 공무원도 있다. 주로 육아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주 40시간을 일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이다. 보통 주 20시간 정도를 근무한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일반 공무원이나 마찬가지지만 연금이나 혜택 등을 일하는 시간만큼만 누릴 수 있는 애매한 점도 있다.
연구사나 연구관은 전문 공무원으로 해당 분야의 석사나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뽑게 된다. 보통 대학원을 졸업하고 관련 연구사 시험 자격을 갖추고 응시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사는 호봉은 오르지만 직급은 변화가 없고, 연구관으로 승진하는 개념이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경력을 갖춘 연구사는 연구관에서 사무관으로 직급 이동과 승진 등을 할 수도 있다. 연구관은 보통 4.5급이라고 하기도 한다. 업무의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위성, 레이더, 수치모델, 장기예보 등 예보 자체보다는 예보를 보조하는 자료 생산과 분석 등의 분야에서 많이 일하게 된다.
시간 선택제 공무원과 별개로 기간제(임기제) 공무원도 있다. 이는 보통의 공무원과 같은 9~6급의 공무원 중 별도의 예산 편성을 통해 한시적으로 인원이 필요한 때에 정원을 배정받게 된다. 공무원이라고 하지만 기간제이기 때문에 보통 2~3년 정도면 근무가 끝나게 된다. 공무원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연금법도 적용이 되지 않는다. 기간제로 재직 기간이 끝나면 당연 퇴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연구 보조원, 관측 보조원 등 다양한 보조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다만, 기상청의 경우 전국적으로 모집을 하기 때문에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가 이루어지는 곳의 정확한 장소와 업무의 내용을 알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이라는 기관에 소속만 되고 싶다면, 건물 유지보수나 청소, 구내식당, 경비원 등의 보조 인력이 있다. 보통 공무직 근로자로 채용을 하게 되고 공무원과 약간의 거리를 두며 기상청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과,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깝다면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은 직장이기도 하다. 한번 채용되고 큰 문제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도 된다.
실제로 일해보기 전에는 기상청에서 공무원만 일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와 다르게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기상청과 함께하고 있었다. 기초 과목을 공부해서 공채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쌓아온 경력을 인정받아 채용된 사람들도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한 채용의 세상이다. 물론 함께 일하는 분들 모두 기상청의 동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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