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리 - 5집 Kitchi Island

쥬얼리 5집 <Kitchi Island>

by B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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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앨범들에 비해선 통일성이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흐려 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데이트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담겨 있다. 수동적으로 고백을 받기만 하는 여성에서 주도적으로 유혹도 하고 고백도 하는 여성 이미지는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고 진보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 노래들의 가사를 쓰는 사람이 거의 남성이라는 것이다.


2008년 쥬얼리 5집 <Kitchi Island>의 최고 히트곡 ‘One More Time’도 섹시하게 이성을(아마도 동성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혹하는 여성의 이야기인데, 그 가사를 남성이 썼다. 여성과 얼마만큼의 상의를 거쳐 이 가사를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섹시하게 유혹하는 여성’은 남성이 만들어낸 환상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가 여성에게 바라는 것이 현모양처에서 섹시하게 유혹하는 여성으로 바뀌었거나 혹은 현모양처+섹시로 업그레이드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16년 현재까지도 이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하면 더했지.


개인적으로 <Kitchi Island>에서 가장 좋은 곡은 ‘모를까 봐서’라고 생각한다. 쥬얼리의 1집에서 5집까지 느린 곡 중 1집의 ‘이젠’ 이후로 이 곡이 최고다. 심지어 이 곡의 작곡자는 그 유명한 한상원 님. 나에겐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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