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질문

우리들

THE WORLD OF US, 2016

by B Side



영화 <우리들>을 뒤늦게 보았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이고 대부분이 극찬하는 영화였지만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보기엔 많이 불편한 영화였다.


영화엔 왕따가 있고 학교폭력이 있다.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오가는 인물도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며 크면서 흔히 일어나는 친구들의 싸움 정도로 치부한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벌어지는 영화이고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여기까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까지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으며

주인공 선이가 결국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는 무엇이 되어 영화가 끝난다.

물론 삶은 그렇다. 삶은 늘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며,

자로 잰 듯, 짝수를 나누기하듯 똑떨어지지 일들은 세상에 잘 일어나지 않는다.

악인이 정당한 심판을 받는 일도 드물고

피해자가 잃었던 것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일도 힘겹다.


하지만 이건 영화이고, 더군다나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에서

가해 아이들이 심판받지 않고 흐지부지 끝나는 건 불편하다.

가해학생 중 특히 그 중심에선 보라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오가는 지아처럼 복합적인 인물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보라는 처음부터 그냥 악역이고 그렇다면 악역은 어떤 식으로든 응징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아이가 없거나 아이가 있어도 이미 오래전에 다 키워서

아이를 키운다는 감각조차 다 잃어버린 어른들에겐

과거를 추억하고 인생의 본질(똑떨어지고 정리되지 않은 채로 그냥 나아가는)중 하나를

돌아보게 할 수 있는 좋은 영화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춘기 무렵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좋은 영화일까?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난 잘 모르겠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감해 주는 영화 일 수도 있지만

현실을 잔인하게 다시 봐야 하는 영화일 수도 있지 않을까?

불편하게 문제를 바라보게 해서 깨달음을 주는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나쁘게, 그리고 심각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며 한마디 더 보태자면,

나는 한국 소위 독립영화들(작은 영화들, 저예산 영화들) 중 많은 영화들이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하며 가학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희망이나 쾌감 없이 우울한 상태로 영화를 끝낸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정의롭고 올바르며 철학적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부터 한국의 독립영화(작은 영화들, 저예산 영화들)를 꺼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를 안좋게 본건 나뿐인 건가.... 좀 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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