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orcist (1973) / 윌리엄 프리드킨
지금까지 어떻게 이영화를 안 봤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아주 뒤늦게 이영회를 보았다. 공포영화의 걸작이라고 다시 말하기 말하기도 입 아픈 영화라 나름 편하게 보려 했는데, 이 영화 생각보다 진중하고 또 자세했다. 마치 퇴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다.
지금의 영화 속도를 생각하면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러닝타임의 반 이상을 주변 인물들과 설정에 할애하고 본격적인 구마 의식에 장면은 뒷부분에 휘몰아친다. 긴장감을 가지고 서서히 옥죄어 온다는 느낌보다 뚜벅뚜벅 묵직하게 걸어오는 영화의 태도가 좋았다.
초반 메린 신부와 석상(악마의 형상)과 마주 보는 장면은 이영화를 한 장면으로 압축하는 멋진 장면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포스터로도 쓰이는 메린 신부가 소년의 집을 처음 방문하는 장면은, 이게 걸작의 명장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마지막 희생 장면도 나름 충격적이고.
마치 고전 도서를 읽듯, 고전영화, 고전의 반열에 들어서는 영화들을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꾸준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