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이면

등을 내보인다는 것

by B Sider

취향과 편향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취향을 비롯해 철학이나 성향, 가치관 등은 인간의 두 눈처럼 방향성을 지니고 있어 필히 ‘어딘가로부터 등을 돌린다'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취향에 크게 민감해하거나 색깔을 내세우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무턱대고 만들어낸 돌부리에 누군가의 발이 부딪힐까 봐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어딘가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곧 어딘가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등을 돌린 모습을 숨기기에 급급해 어떠한 길도 선택하지 않은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광활한 광장 한가운데 바닥에 등을 붙이고 있는 것이었다. 광어의 시점이 이랬을까. 덕분에 나는 입체적인 시야를 갖게 되었지만, 스스로는 한없이 평면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기꺼이 뒷모습에 그림자를 달고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꽤나 입체적으로 보였다.


모래 바닥에서 주로 생활하는 광어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린 후 몸의 질감과 색을 변화시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굉장히 화려하거나 자기주장이 센 물고기들은 독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눈에 쉽게 띄지만, 쉽게 건드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바다라는 험난한 삶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며 헤엄치려면 독을 품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취향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아무도 찾지 못한 곳으로 가자니 컴컴한 어둠에 파묻힐 것 같고, 햇빛을 따라가자니 짊어져야 하는 그림자가 무겁다. 오늘도 나는 방향도, 높이도 잃어버린 바닥에 누워있다. 바닥이 나인지 내가 바닥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은 채, 바닥으로부터 등을 돌린 물고기들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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