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라는 바닷속, 우물의 필요성
세상의 모든 정보를 한 손에 쥘 수 있는 시대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비롯해, 기록을 남기는 모든 것들을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들은 이제 드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알고 있는' 정보와 '손에 쥔' 정보의 양은 비례하지 않는다. 바다의 수평선만큼 확장된 시야에서, '가보지 못한 곳', '먹어보지 못한 것', '입어보지 못한 것' 등의 끊임없는 출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객관식의 보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보기가 한정적이다. 우물에 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높아진 해수면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발에 쥐가 날 정도로 헤엄을 치기도 한다.
그리고 바다는 우물과 달리 물살이 세고 거치다. 흐르는 물살에 몸을 맡기면 마음이 편하지만, 정신을 조금이라도 놓는 순간 어딘가로 떠내려 가 길을 잃을 수 있는 곳이다. 파도에 휩쓸려 가슴팍으로부터 떼어진 주인 없는 이름표들이 종종 수면을 떠다니기도 한다.
물론 넓은 시야는 삶에 목표를 심어주고, 삶의 동력이 되어주는 것이 사실이다. 혈기 왕성하던 개구리 시절, 열심히 물살을 거스르며 표류가 아닌 '항해'를 선택했던 때가 문득 기억난다. 바다에서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내게 없는 것을 갖기 위해,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머무르는 것은 곧 뒤처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로,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리 헤엄쳐도 끝없이 팽창하는 수평선을 마주해야 하는 심정은 얼마나 허무할까. 따라서 나는 우리 모두 언젠가 자신만의 우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기와 모양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망망대해와 나만의 바다를 구분할 수 있는 우물이 있다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앎이 곧 족쇄가 되어버린 시점에서,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은 어느새 구시대적 표현이 되어버린 것 같다.
요즘 들어 자신만의 우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는 거친 파도로부터 필사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우물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