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항암, 예상보다 더 평안한 하루

아프지 않았다면 지나쳤을 소중한 하루들에 대하여

by 지혜로운 기록


어느새 3주가 흘러, AC 항암 2차를 맞는 날이 되었다.


1차 항암을 큰 부작용 없이 지나올 수 있었던 건

엄마의 정성 어린 손길 덕분이었다.

엄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 앞에서 나는 오히려 살이 오르고, 하루 만 보 걷기를 꾸준히 이어갈 만큼 몸에 힘이 돌았다.

그렇게 1차 항암은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갔다.


1차는 케모포트 삽입 수술 때문에 입원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지만, 2차부터는 외래로 치료를 받는다.


영남대병원에 도착해 수납을 마친 뒤

흉부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를 하고 교수님을 만났다.

교수님은 환한 얼굴로 말했다.


“수치도 다 괜찮고, 지금 컨디션도 좋아 보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 짧은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예정대로라면 3주 후, 3차 항암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설명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주사실에서는 지정된 자리에 편하게 앉아 항암제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외래에서는 환자복으로 갈아입지 않아도 되어 훨씬 편했다.

브라캡이 달린 끈나시 탑에 후드 집업을 입고 간 선택이 스스로도 참 다행스러웠다.


누워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 사이 항암제 투여는 조용히 끝나 있었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저절로 고백이 흘러나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AC 항암 2차를 받은 지 어느덧 열흘.

1차 때보다 긴장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예상과 달리 나는 더 평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는 요양병원에서 배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고, 저녁에는 엄마와 함께 신나는 댄스 운동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몸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맑아진다.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으며 보내는 매일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 가장 큰 선물은,

부모님과 온전히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아프지 않았다면

이렇게 매일을 나누는 시간이 가능했을까.

아니, 아마 지나쳐버렸을 것이다.

아빠,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함께 걸으며, 함께 웃으며 보내는 이 순간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석이다.


나는 오늘도 충분하다.

그리고 이 길을 곁에서 함께 걷는

부모님의 사랑이 있어 더 깊이 감사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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