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다 믿었던 삶, 그 믿음이 무너진 순간
진단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하필 나일까?”
감기도 잘 걸리지 않던 내가,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믿었던 내가, 암이라는 단어 앞에서 무너졌다. 의사에게 결과지를 건네받고 돌아오던 길,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다.
나는 그때부터 거꾸로 내 삶을 더듬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가족력은 없었다. 누구도 유방암으로 고통받은 적 없는 집안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더욱 방심하며 살았다.
‘나는 괜찮을 거야. 우리 집은 건강하니까.’
근거 없는 자신감이 나를 오랫동안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내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른 초경, 출산 경험 없음, 모유 수유의 공백. 그리고 몇 차례의 시험관 시술. 나는 그 과정에서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아이를 기다렸다. 하지만 정작 내 몸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었는지 몰랐다. 남편이 예약해 둔 건강검진을 시술 일정 때문에 취소했던 날, 나는 스스로를 버리고 있었다.
결혼 후 늘어난 체중, 잦은 외식과 야식, 와인 한 잔의 달콤한 위로. 운동이라곤 가끔 남편과 걷는 산책이 전부였던 삶. 일에 매달리며 쌓인 스트레스까지.
나는 건강하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내 몸을 조금도 돌보지 않고 있었다.
돌아보면, 병은 하루아침에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내가 쌓아 올린 작은 무심함과 게으름, 방심의 조각들이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벽처럼 나를 막아섰을 뿐.
이제는 안다.
건강은 영원히 내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가꾸고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암이라는 단어는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남겼다.
나를 더 사랑하라는 것.
내 몸의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 한다는 것.
나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
“건강검진, 미루지 말고 꼭 하세요. 보험도 챙기세요.”
암 진단은 한 번 받으면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더 조심하며 살아갈 것이다. 남편과 함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늘도 나는 기도한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여전히, 충분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