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봉사를 꿈꾸는 그대에게 < 1 >
해외 봉사를 꿈꾸거나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다.
코이카 사회복지 단원인 최민영 봉사단원이 일하고 있는 세파제(CPAJ) 티베트 (TVET) 학교를 방문했다. 르완다 키국키로에 위치한 세파제는 르완다 장로교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장로회 사랑센터로 1998년에 설립되었다. 이 기관은 1994년에 발생한 르완다 민족 대학살 이후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수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트릿트 칠드런과 미혼모를 합한 직. 간접 수혜자가 280명 정도라고 하는데, 현재 세파제 티베트 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은 총 72명(남 12, 여 60)이다.
분홍빛 한복을 입고 일행을 안내하는 최민영 단원. 이곳에서 한복이 주는 의미는 남다른 것 같다. 보는 내내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 봉사자의 기관을 직접 탐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감과 설렘이 있다. 오늘은 그녀가 추진해 온 ICT교육을 위한 스마트교실 구축현장사업 개소식이 있는 날이다. 감사하게도 코이카 직원들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기관의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크고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밝아서 놀랍다. 여느 중학생이고 여느 고등학생의 앳된 모습이다. 그런데 내 마음 한편 어떤 편견을 가지고 저들을 바라보았는지도 모른다. 저들 중 상당 부분이 미혼모래~~~ 누군가 했던 말이 계속 맴돌았다.
방금 멈춘 차량 옆으로 수업을 끝낸 여학생들이 우르르 내려가길래 따라가 봤다. 돌봄 교실이다. 이곳은 듣던 대로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동안 어린아이를 돌봐주는 곳이다. 지금은 간식시간인 듯 저마다 아이를 찾아 안고서 식당으로 간다. 뜨거운 수프를 받아 컵에서 컵으로 부어 식히고 있다. 한 어린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나에게 사진을 찍어도 좋다면서 자신의 몸을 내 방향으로 돌려준다. 착하고 선해 보이는 얼굴, 그리고 저 깊은 모성애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린아이는 엄마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랜 학습인 듯 수프를 조용히 기다린다.
학교의 주요 프로그램은 미용업과 재봉업, 그리고 기본 ICT 교육이다. 이 외에도 체육, 외국어 및 댄스 수업도 있다. 그리고 건강체크와 함께 HIV 성교육을 실시한다. 헤어를 담당하는 선생님이 댄스 지도를 한다는데 개소식이 끝나고 열린 축하공연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흥에 겨운 학생들의 신나는 몸놀림, 저 어디에서 불행이나 좌절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을까~!
미용반 학생들이 가발 모형을 하나씩 들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과 재봉틀을 다루는 아이들과 다리미질 시범을 받는 현장을 본다. 그리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실습실을 둘러본다.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옷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는데 누군가 묻는다. 이거 살 수 있나요~!!
스마트교실이 일찍 구축되어 컴퓨터 수업은 두 달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다. 현재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서 진행되고 있는 ICT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그녀가 기억하는 첫날 아이들의 표정과 분위기는 이랬다. 약간 상기되기도 하고, 신나 보이기도 하는 표정에서 오고 가는 감정이 느껴졌다. 처음 접해보는 컴퓨터 앞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시에는 따르지 않고 저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이것저것 마구마구 클릭해서 통제가 안 되었다. 그런데 한 편으로 매우 뿌듯했던 점도 있다. 문서를 다 작성하고 글을 저장하는 방법을 묻는 여학생에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더니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렇게 썼다. 선생님을 좋아해요~! 세상에 이보다 더한 사랑의 표현이 있을까^^
긴 개소식 행사가 끝나고 마당에서 학생과 선생님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북을 두드리며 흥이 오르자 학생들이 나와서 춤을 춘다. 학생들의 손에 이끌려 나온 축하객들도 어울려 춤판이 벌어지고 한 편의 파노라마가 이날 멋지게 그려졌다. 손을 흔들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오늘보다 나은 미래가 느껴졌다. 센터를 통해 교육을 잘 받고 저마다 직업의 전문인이 되어서 꿋꿋이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막을 내린 오늘이다.
저들 중에는 슬픔과 기쁨이 되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순간순간은 어땠을까. 현지인으로부터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그녀를 감싸주던 15살 학생을 기억하고, 또 이제는 직업을 가졌노라고 환하게 웃으며 지나가던 졸업생을 기억한다. 그리고 밤마다 엄마의 매춘으로 인해 고통받는 학생도 있음을 안다. 근본적인 가난과 해결의 어려움을 안다. 그래서 더 많은 인력과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지만 충족되지 못하는 아쉬움도 내내 남는 것이다.
이번 행사가 최민영 단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큰 행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하면 곧 모든 봉사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녀는 어떻게 해외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오랜 기간 회사 생활을 하다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다문화 가족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더 큰 도움을 주고 싶어 코이카에 지원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내가 진심으로 접근한다면 언어가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사자에게 그 마음이 전달이 되고 그것이 도움의 시작이다라는 느낌으로..
해외봉사를 지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녀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녀가 그동안의 경험과 진심을 담아 건네는 말을 그대로 적었다. 그녀의 느낌 그대로...
한국과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냥 좋은 일을 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현지에는 한국에서와 다른 어려움과 상황들도 있음을 고려해야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기에 일에 대한 보람도 더 크고 그 속에서 스스로 배우는 것도 더욱 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