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를 꿈꾸는 그대에게 ( 2 )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봉사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조금이나마 발자취를 담아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씀 먼저 전합니다. 그리고 해외 봉사를 꿈꾸고 있는 여러분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맡겨진 달란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봉사의 발자취를 취재하는 일은 보람 있습니다.
2024년 5월 4일 (토)
야미람보에 있는 라피키클럽 korea culture performance Mini Event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박지희 단원이 일하고 있는 이 기관은 1974년 도미니카형제회에서 설립한 이래 올래로 50주년이 된 청소년센터입니다. 센터 프로그램으로는 영어, 농구, 배드민턴, 쿵후, 가라테, 얼반댄스가 있으며 후기 청소년들의 취업을 돕는 포토그래픽, 재봉, ICT 교육과 도서관이 있고, 센터 내 간호사실을 상시 운영하여 미혼모, 에이즈, 성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박지희 단원이 기획한 멋진 행사가 열렸는데요. 작년 한국 문화 축제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한 한국 문화공연 미니 이벤트입니다. 저는 자문관인 남편과 함께 단원들의 행사에 시간이 허락하는 한 참석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비가 올까 봐 걱정도 했는데 날씨가 무척 화창하고 볕이 좋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클럽 라피키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농구장에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활기찹니다. 행사장에 다소 일찍 도착했는데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제 마음이 마치 행사 진행자처럼 긴장이 됩니다. 진행을 위해 애쓰고 있는 단원들의 모습부터 순서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공연 내내 눈을 떼지 못합니다. 자칫 중요한 순간을 놓칠까 봐 말이죠.
처음 시작은 박지희 단원의 손동작을 통해 손 씻기 교육부터 시작됩니다. 그녀가 행하는 여섯 가지 손 씻기 동작을 따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합니다. 이어서 음악교육을 담당하는 이명희 단원의 노래 지도와 애어로폰 연주가 이어지는데요. <반짝반짝 작은 별> 악보를 복사해서 일일이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에서 참 정성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리랑 연주가 이 땅의 맑은 하늘에 울려 퍼질 때 마음에 얼마나 큰 감동이 밀려왔는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사람들의 표정과 르완다의 하늘과 우리의 아리랑을 다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컷, 컷 찍고 또 찍고 영상 찍고 또 찍고^^
부채춤을 선보인 학생들은 최선화 단원이 지도했습니다. 음악무용미술... 등 다재다능한 최단원은 사립초등학교에서 전 과목을 지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의 공연을 위해 거리가 꽤 먼 곳인데도 학생들과 함께 대절버스를 타고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이 입은 한복을 일일이 재단했다고 하는데 직접 르완다 아이들이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다들 깜짝 놀랄 겁니다. 너무 예뻐서 저도 사진을 찍어 기념으로 남겼답니다. 곧 귀국하는 최선화 단원, 해외봉사가 인생에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었다네요~!
이어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네 명의 단원들. 태권도장에서 배운 실력으로 격파와 기본동작 시범을 보였습니다. 미니 이벤트라 작은 규모라지만 그 기세는 최고였어요. 르완다에 와 보면 태권도의 열풍을 실감하실 텐데요. 며칠 전 거리를 지나가다가 학생들에게 헬로! 하고 인사를 했더니 글쎄, 안녕하세요~~~ 하는 게 아니겠어요.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너무 반가웠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태권도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현지인의 얼반댄스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잘합니다. 화음을 넣는 코러스나 타악기나 모두가 어우러져 흥겨운 춤판이 벌어졌는데요, 크고 시원시원하면서도 부드럽고도 박력 있는 묘한 매력의 전통춤입니다. 르완다 사람들은 어른이나 어린 아이나 음악이 나오면 몸을 잘 흔듭니다. 판을 깔아주면 그냥 나와서 추는데 저는 그게 너무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음악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인 것 같아요.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춤과 노래는 바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 노래와 춤은 르완다 젊은이들이 거의가 다 알고 있더라고요. 박지희 단원, 김혜은 단원과 함께 댄스팀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데 공연장이 후끈후끈해졌어요. 구경하는 사람들도 노래를 따라 하느라 운동장이 들썩들썩했답니다.
이로써 모든 행사를 잘 마쳤습니다. 잔치집에 갔다 온 것처럼 몸과 마음이 즐거웠어요.
오늘 행사를 기획하고 공연한 박지희 단원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해외봉사의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교회 수련회 때 앞에서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분을 보며 청소년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체육과 졸업 후 청소년센터에서 일하면서 청소년지도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2023년 1월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원으로 르완다에 파견되었답니다. 그녀가 말한 그대로 옮기자면 처음에는 영어를 1도 못했다고 해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본인은 르완다어를 열심히 팠고, 영어든 현지어든 말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기관에 가서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한두 시간씩 떠들었대요. 영어권이라도 기본적 현지어를 구사하니까 그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오더라며 기본적 현지 언어 구사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많은 프로그램을 하기보다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부터 했다고 하며 라포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답니다. 봉사자들 중에는 기관하고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행히 클럽라피키는 기관 성격상 친절하고 수평의 관계를 중시하는 곳이라서 일하는데 매우 협조적이어서 관계가 어렵지는 않았대요. 현지인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고 하는 그녀는 좋은 친구가 누구냐고 하는 물음에 얼른 무타라고 얘기합니다. 무타는 현지어를 교육해 주는 친구인데요. 힘들 때 속마음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적으로도 찐의 관계라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기획할 때마다 협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기관 코디네이터, 토니를 꼽았습니다.
그러면 해외봉사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하는 물음에, 먼저 온 선배답게 속이 깊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문화가 다르잖아요~~^^
나하고 달라서 틀렸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이해하고 그럴 수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해요. 무엇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면 갑과 을의 관계가 되잖아요. 그들도 나와 똑같다는 생각으로 수평적인 관계였으면 좋겠어요.
현지인들이 거리에서 손을 벌릴 때, 정중히 거절하세요. 그들을 무시한다기보다는 돈을 자꾸 주다 보면 스스로 자립심을 가지기가 어려워져요~~!
현재, 주사랑한인교회에서 베이스기타를 통해 예배를 돕고 있는 박지희 단원, 그녀는 7월이면 귀국길에 오릅니다.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전문적인 일꾼들이 자신의 일을 잘 감당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봅니다. 서로 협력하여 일궈내는 놀라운 일들을 직접 보면서 저도 기도합니다. 저들의 앞길을 주님께서 또 열어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을 말이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또 어떤 곳에서 쓰임을 받을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행사를 할 때마다 단원들이 서로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봉사단원이 아니더라도 NGO 같은 단체를 통해 또 오고 싶다는 그녀와 함께 진솔한 얘기를 나누다 보니 깊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한 젊은이를 통해 나의 삶이 풋풋해지는 하루.^^ 그녀가 남긴 말이 여운처럼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