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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숲 Aug 21. 2024

르완다에서 부는 바람 36화

해외봉사를 꿈꾸는 그대에게 (3)

재능이 있거든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사용하라. 쌓아두지 마라. 구두쇠처럼 아껴 쓰지 마라. 파산하려는 백만장자처럼 아낌없이 써라 - 브렌난 프랜시스



재능은 재주와 능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talent, gift, ability, aptitude라고 한다. 나는 오늘 르완다 청소년들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보았다. 그것은 단순한 춤이 아니고 드라마가 아니었다. 어쩌면 현실에서 부딪는 어떤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만큼 무대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내미는 저들의 몸짓에 푹 빠졌다.


세계 청소년의 날을 기념하여 르완다에서 큰 행사가 열렸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9년 국제연합(UN)은 8월 12일을 세계 청소년의 날로 제정하였다. 청소년들의 문제를 짚어보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관심과 참여를 증진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날을 기념하여 매년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행사가 열리는데 세계 각국에서도 이에 동참하여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된다.


르완다의 이번 행사는 'Young generation for the bright future' 캠페인이다. 이는 청소년들의 임신 예방 및 마약 근절을 메인 테마로 하고 중간중간 청소년의 흥미 유발을 위한 공연 및 경연도 진행되었다. 키갈리 야미람보에 있는 클럽 라피키 청소년센터가 들썩들썩해진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이곳에서 퍼지는 저들의 함성을 들어보라.


대 건기가 끝나고 몇 차례 소낙비가 내린 덕에 황사 모래도 없고 바람도 간간이 불고 구름도 살짝 끼었다. 시작 전부터 농구장 관람석은 꽉 찼다. 주요 무대는 농구장이 있는 넓은 운동장이고 행사장 한쪽에선 홍보 부스가 설치되었다.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뜨개질 작품이 즐비하게 놓여있는 부스였다. 학생들이 대바늘로 뜬 끈이 긴 가방부터 짧은 가방, 색색의 모자, 원피스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윗도리, 컵 받침 등 매우 다양한 물건들이 많았다. 목걸이나 팔찌 등을 파는 부스도 있고, 재봉을 배운 학생들이 만든 옷이나 모자, 가방도 눈에 띈다. 미용 소개를 하는 부스, 마약이나 에이즈에 관한 서적과 성교육에 관한 교육을 하는 부스도 놓여있다.




부스
좌) 뜨개질을 한 학생들과 지도교사 신동윤 단원,  우) 단원에게 모자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소년


또 한 편에서는 오늘의 테마를 중심으로 한, 그림대회가 진행되었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테이블에 모여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위) 미술대회 참가자   아래) 그림을 그리며 즐기는 아이들


경연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팀들은 이미 예선을 거치고 올라와 경연을 벌였다. 나는 드라마 팀의 연기에 몰입했다. 한때 나도 연극을 했던 터라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소화를 해 낼까. 마약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임신을 하는 모든 과정들을 관심 있게 보았다. 댄스팀은 또 어떠한가. 르완다는 흥이 많은 나라라고 익히 말했듯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동작이 나올 듯 그 자세가 너무 가볍고 부드럽기도 하고 단호하기도 하다. 멋있고 화려하기까지 하다. 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춤 동작 하나하나를 사진에 담고 싶어서 다리 아픈 것도 모르고 하루 종일 이리저리 셔터를 눌렀다. 또한 농구 결승전을 재미있게 보았다. 잡은 공을 골대에 넣기까지 그 안에도 다양한 몸의 리듬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았다. 농구도 예술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퍼포먼스와 강의도 이어졌다. 언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온 걸까. 담벼락까지 꽉 찼다.



퍼포먼스와 경연


현직 경찰관의 강의에 진지하게 임하는 청소년들, 손을 들어 질문하는 학생이 보인다


이명희 단원의 연주


시상식에 앞서 코이카 단원이며 클럽 라피키에서 봉사하는 이명희 단원의 악기 연주가 있었다. 아리랑연주와 댄스팀의 춤동작이 어우러져 멋진 한바탕 무대를 연출했다. 먼 땅에서 듣는 아리랑은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어깨가 들썩였다.


시상식에 앞서 말씀을 전하는 코이카 김진화 소장
시상식


 하이라이트는 역시 시상식이었다. 부문에서 팀씩 상이 주어졌는데 상품 또한 푸짐했다. 한 아름 상품을 안고 시상대에 선 경연자들의 행복한 웃음이 운동장을 즐겁게 수놓았다. 오랜 시간이었는데도 관중들의 환호성은 대단했다. 이긴 자나 진자에게 아낌없이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보냈다. 어쩌면 이렇게 인내심이 강한 걸까. 진정한 박수를 보내며 함께 즐기는 저들의 순수함을 나도 닮고 싶었다. 이제  시간의 대장정을 갈무리하며 사진 한 컷 한 컷으로 오늘의 여운을 남긴다.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대한민국 코이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 땅에 쏟아부어 주시는 수고하는 모든 봉사자들께도 진심의 박수를 보낸다. 고 르완다의 청소년들~~!!! 그대 들의 눈빛이 살아 있기에 이 땅은 밝으리라는 소망을 가진다.^^



 단체사진을 찍으며~!
좌) 긴 시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나도 아이들과 한 컷,     우) 농구 코치이자 악기도 잘 다루는 재능 있는 청년 아마니 (A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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