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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시 한 줄 2

by 시인의 숲



극락조/ 시인의 숲(정영미)




꽃에도 날개가 있구나

목이 꺾이고

꽃대만 덩그러니 놓였던 자리

텅 빈 목울대의 울음을 들었는데,

언제 날아왔을까

새 한 마리 앉아있다


제 자리를 기억한다는 듯

딱 그 자리에서

보드랍고 화사한 꽃잎

날개 돋친 듯 꽃이 피었다


소낙비 쏟아지던 지난밤

젖은 날개를 폈다가 오므렸다가

바람에 흔들흔들

길 헤매지는 않았는지


꽃대 위에 소망을 얹어 놓으며

서로 사랑하며 살자고

상처도 꽃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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