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by 고석근

대선을 앞두고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ㅍ 나라에서 있었던 실화라고 한다. 달리고 있는 버스 안에서 청춘 남녀가 느닷없이 섹스를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승객들이 당혹해하다가 이내 평온을 되찾아가더란다. 신문을 보거나 무심히 앞만 바라보면서.


이와 유사한 일들을 우리는 일상에서 많이 만난다. 은밀한 사적 공간에서 해야 할 일을 공적인 공간에서 버젓이 하는 행위들.


‘내 돈 갖고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들’도 공적영역이 허약한 우리 사회를 잘 보여준다.


노동자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는 봉건의식을 가진 기업가들도 많다. 그들은 자신들과 노동자들이 계약관계에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입시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 교육의 결과다. 스스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시민의식이 없다.


자식에게 폭력적인 많은 부모들이 ‘내 자식 갖고 내 마음대로 하는 데 뭐가 문제야?’하고 말한다.


자식은 엄연히 한 인간이라는 의식이 없다. 21세기에 살면서도 그의 정신은 조선시대에 살고 있다.


근대의 민주주의의 가치, 자유와 평등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었다. 인간이 가문, 신분에 관계없이 존엄성을 지닌다는 생각은 불과 수백 년 전에 보편화되었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화의 역사는 불과 수십 년 밖에 되지 않는다. 체제와 제도는 민주화가 되었지만 우리의 민주시민의식은 너무나 미숙하다.


민주주의의 고향인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인간은 ‘정치적 존재’였다. 그들은 사적 영역인 경제활동과 공적영역인 정치활동을 엄격히 분리했다.


시민은 폴리스라는 도시국가, 아테네의 주인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한 말은 ‘인간은 폴리스적 존재’라는 뜻이었다.


폴리스의 주인으로서 시민은 국가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했다. 모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직접민주주의였다.

간접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대표자를 통해 정치적 권리를 행사한다.


그러다보니 대표자가 우리의 정치적 입장을 제대로 대변해 주지 않을 때 우리는 주인의식을 잃어버린다.


우리가 정치인들을 마구 욕하며 점점 정치에 무관심해진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국가의 주인이 국가경영에 무심하다니.


크게 보면 우리 사회는 정치가 실종되었다. 선거 때만 잠깐 정치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사라져가는 공적영역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사회에는 사적 영역인 경제가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가.


경제의 영역이 정치의 영역을 압도하고 있다. 자본이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될 때, 사람들은 각자도생의 삶을 택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가치인 자유와 평등보다 돈의 가치가 더 존중받을 때, 사람들은 돈의 우상숭배자가 된다.


인류는 지금 기후위기 등 풍전등화다. 우리 모두 정치적 동물이 되어 지구를 구해야 한다.


유럽의 선진국들에서는 국민들의 시민단체 가입률이 90%가 된다고 한다. 그들은 조직을 통해 시민의 권리를 지켜내고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품성을 갖추게 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시민단체 가입률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직이 없는 개인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개인들의 분노가 모여 공적영역으로 확산하지 못하면 개인은 점점 무기력하게 되어 정치에 무관심한 소시민이 되어버린다.


프랑스에서는 중학생도 정당에 가입한다고 한다. 청소년시절에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며 그들의 정치의식은 나날이 성숙될 것이다.


선거 때마다 사람들은 말한다. “찍을 사람이 없어. 여행이나 갈 거야.” 정치적 무관심은 자신이 국가의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우리도 학창시절부터 정당에 가입하고, 커서는 정당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게 되면 민주시민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게 될 것이다.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받쳐 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


- 박노해,《하늘》부분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되었다.


‘서로를 받쳐 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세상은 우리 모두 ‘정치적 동물’이 되어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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