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힘?

by 고석근

지식은 힘?


창조란 불행한 것들 사이로 자신의 길을 그어나가는 것이다. - 질 들뢰즈



우리의 교육을 ‘지식 위주의 교육’이라고 한다. 더구나 그 지식도 단편적인 지식들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교육이 사고력,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대학입시가 지식위주의 평가를 하니, 초중등교육은 지식위주의 교육을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사람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 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데 취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시험을 없애버리면, 학부모는 자녀를 지식위주의 교육을 하는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받게 한다.


교육이 바로 서려면 복지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많은 인생의 ‘멘토들’이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추구하면,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되고 자아실현도 하게 된다.


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느냐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자유롭게 자라게 했다.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신념을 갖기까지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거의 처절한 경험 없이, 자녀를 자유롭게 자라게 할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학교 교육이 결국엔 지식위주의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경제 수준에 맞는 복지를 해야 한다. 3만 불의 선진국답게 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의 의식주가 보장이 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기르기 시작할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줄어들면, 시험은 자연스레 지식 위주가 아닌 창의력 등 여러 정신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전환되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처럼 오로지 의대, 명문대를 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는 누가 봐도 명확하게 채점을 할 수 있는 지식위주 시험을 출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단편적인 지식을 많이 외워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면 행복할까?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말했다. “인생이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다.”


인생은 매순간 선택하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항상 깨어 있는 정신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식위주의 교육을 받아서는 안 된다. 머리에 가득 찬 지식은 선택하는 삶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를 한다.


머리에 항상 지식이 와글거리니, 사는 게 피곤하다. 그래서 우리는 쉬고 싶다. 쉬게 하는 책, 나를 치유하는 책이 판친다.


그런 책을 쓴 저자들이 수시로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며 좋은 작가, 학자로 둔갑하게 된다.


우리의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머리에 가득한 잡스런 지식들을 비우고, 자신의 삶을 발명해가야 정말 좋은 책을 보게 된다.


카프카의 도끼, 니체의 망치를 찾게 된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면 지금의 삶은 송두리째 깨져야 하기 때문이다.


선택하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온전함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매순간 살아있음의 환희가 된다.


‘지식은 힘’이 되던 산업사회는 저물어 간다. 앞으로 도래할 사회는 사고력, 창의력, 미적인 감성이 힘이 되는 사회다.


우리는 우리의 눈앞을 가리는 불행한 것들 사이로 자신의 길을 그어나가야 한다. 살얼음을 밝고 가듯 나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눈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우상도 두지 않았다.〔......〕그리고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고행보다는 잠을 선택했다.


- 최승호, <지렁이의 말> 부분



시인은 ‘지렁이의 말’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한평생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지를.


과연 우리는 지렁이보다 더 잘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그래서 지금 당장 다른 삶을 선택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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