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이 되어라

by 고석근

초인이 되어라


‘인류’가 아니라 ‘초인’이 목표이다. (...) 나는 고귀한 사람과 비천한 사람이 있다는 것과, 단 한명의 개인도 어떤 상황에서는 수천 년 전체의 실존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 니체, <힘에의 의지>



나는 오랫동안 장남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살았다. 동생들에게 부모님의 권한을 대행했다.


동생들이 가야 할 길을 정해주었다. 소위 ‘화이트칼라(사무직)’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다들 잘 따라주어 목표율 100%를 달성했다. 남들이 볼 때는 ‘개천의 용’은 아닐지라도 ‘개천의 잉어’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 뒤 문학을 공부를 하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나의 인생 전체를 성찰하게 되었다.


‘오! 잘못 살았어!’ 비명을 질렀다. ‘사람은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동물은 종 전체가 하나의 세계이지만, 인간은 각자 하나의 세계다.


개는 색맹이라 이 세상이 흑백으로 보인다. 박쥐는 초음파로 이 세상을 인식한다. 하지만 인간은 각자 다르게 세상을 본다.


인간은 커다란 사회를 형성해 가면서, 각자 여러 유형의 성격을 타고나게 되었다고 한다.


각자 성격대로 살아야 각자의 역할을 잘 할 수 있고, 커다란 사회가 잘 작동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각자 다른 소명(召命)이 있다. 그런데 나는 동생들에게 강제로 세상의 틀에 맞는 삶을 살아가게 했던 것이다.


그 후에 나는 나의 길을 찾아갔고 동생들도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내 아들들은 완전히 자유롭게 자라게 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시골로 이사를 갔다. 아이들은 전교생이 40여 명인 분교에 다녔다.


그때만 해도 시골에서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은 마을 아이들과 아울려 온 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놀았다.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큰 아이는 나를 닮아 이상주의자이고 작은 아이는 엄마를 닮아 현실주의자였다.


성격 검사도 그렇게 나왔다. 나는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 각자 너희들의 길을 가거라!’

큰 아이는 미술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술학원에 보내지 않았는데도 군 대회에 나가 상을 탔다.


작은 아이는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사회성, 사교성이 뛰어난 것 같았다.


작은 아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이 아이가 수업 시간에 잠만 잔다고 전화를 해도 나는 개념치 않았다.


작은 아이가 연극반에서 연극 공연을 한다고 해서 학교에 갔다. 작은 아이는 가출한 딸의 아버지 역을 했다.

작은 아이는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딸을 옹호하며 경찰에게 큰 소리를 쳤다. “세상이 문제지! 왜 우리 딸이 문제야?”


‘하하하 녀석 세상을 당당하게 잘 살아가겠군!’ 작은 아이는 학교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ㅍ 회사에 들어가 잘 살아가고 있다.


큰 아이는 독일로 유학을 가 설치미술을 공부하고 있다. 며칠 전에 전화를 했다. “아빠, 이번에 학교에서 전시한 내 작품이 언론매체에 소개되었어!”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자유로운 영혼을 느낀다. 함께 술을 마셔도 기분이 좋다. 사람들은 묻는다.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아가도 되나요?” “도무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무조건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면. ‘가야만 하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일찍이 말했다. “공부를 하면 녹(돈)이 그 안에 있다. 학야녹재기중 學也祿在其中.”


이때의 공부는 ‘자신의 본성(本性)을 깨우는 것’을 말할 것이다. 이 말을 현대에 맞게 해석해 보면, ‘각자의 적성대로 살아가면 돈은 따라온다.’가 될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천지자연의 기운이 함께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강연을 가게 되면, “돈을 따라가지 말고 내면의 소리가 가라고 하는 길을 가세요! 그럼 돈이 반드시 뒤에서 따라옵니다.”하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인류는 아직 인류가 이룬 눈부신 문명에 맞게 진화하지 못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초극해 가야 한다.


니체는 말했다. “인류가 아니라 초인이 목표다... 단 한명의 개인도 어떤 상황에서는 수천 년 전체의 실존을 정당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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