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무나 하나

by 고석근

사랑은 아무나 하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 마이클 매서 Michael Masser (1941-2015, 미국의 작곡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 ‘고리오 영감’은 우리에게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고리오 영감은 보케르 부인이 운영하는 파리 뒷골목의 싸구려 하숙집에 살고 있다.


그는 제면업으로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두 딸의 행복을 위해 거액의 결혼 지참금을 지불하고 지금은 빈털터리가 되었다.


어느 날 그가 쓰러지지만, 두 딸은 병문안조차 오지 않는다. 그는 옆방에 사는 청년 외젠 라스티냐크와 그의 친구의 간병을 받는다.


그는 두 딸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저주와 축복의 말을 번갈아 내뱉기도 하다가 숨을 거둔다.


‘딸 바보’로 한 평생을 보낸 그는 죽기 직전에 탄식한다.


“아! 내가 만일 부자였고, 재산을 거머쥐고 있었고, 그것을 자식에게 주지 않았다면 딸년들은 여기에 와 있을 테지. 그 애들은 키스로 내 뺨을 핥을 거야!”


고리오 영감은 이 시대에도 무수히 재탄생하고 있다. 사람들은 충고한다. “자식에게 일찍 재산을 물려주면 안 돼!”


그럼 재산을 죽을 때까지 움켜쥐고 있으면 행복할까? 행복은 깊은 내면에서 솟아올라오는 것이지 밖에서 주어지는 것 아니다.


마이클 매서는 말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고리오 영감의 문제는 두 딸에게 일찍 재산을 물려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의의를 딸들에게서 찾았다. 그는 막대한 결혼 지참금으로 두 딸을 귀족들에게 시집보낼 수 있었다.


그럼 딸들이 늙고 가난한 아버지에게 효도를 할까? 딸들은 이제 귀족 부인이 되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다. 인간의 물질에 대한 탐욕은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것들을 보다보니 물욕이 생겨나는 것이다.


인간은 한번 물욕에 빠지면 점점 커진다. 욕심은 끝까지 간다. 고리오 영감은 평소에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않았기에 인간의 마음에 대해 무지했다.


사람은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여, 사람의 힘이 밖으로 흘러 넘쳐 나올 때,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태양은 스스로 쉼 없이 불타오르기에, 그 뜨거운 에너지로 만물을 살린다. 한 그루 나무도 한껏 나뭇가지를 뻗어 올리고 나뭇잎을 피우며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삼라만상은 각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 우주에는 사랑이 그득하다.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 박재삼, <천년의 바람> 부분



우리는 무엇을 하건 금방 지친다. 우리 안의 사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상한 것들을 찾아 나선다.

좀 더 자극적이고 변태적인 것들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다들 엽기적인 존재가 되었다.


꽃에 물을 주듯 우리 안의 사랑을 가꿔가야 한다. 아이처럼 마냥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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