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제의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전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 탈무드
모 시청 신입 공무원 26세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 발령받은 지 3개월 만에 휴직 신청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1시간 일찍 출근해 상사가 마실 물과 차, 커피 등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그가 이를 거절하자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그 후 집단 따돌림을 당하며 ‘투명인간’이 되어야 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는 그의 저서 ‘폭력과 성스러움’에서 ‘희생양 이론’을 편다.
우리 사회는 사람을 한 줄로 세운다. 학교에서는 공부로, 사회에서는 돈으로. 모든 학생, 모든 사회구성원이 분노에 휩싸이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분노가 자신보다 약한 자들에게 향하게 되고, 결국엔 한 명 또는 소수가 그 모든 분노를 짊어져야 한다. 왕따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응할까?
한 줄 세우기를 끝낼까? 그럴 순 없다.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성스럽게 만든다. 원시시대의 ‘희생제의’를 하는 것이다.
‘평소에 착했다느니,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했다느니, 이웃에게 인사를 잘했다느니’ 하면서 죽은 그들을 미화시킨다.
집단폭력 가담자들은 죄책감을 들어내고, 사회는 다시 평온을 찾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세상에서는 올바른 삶이 없다(아도르노).’
‘우리는 아무도 누구를 심판할 수 없다. 내가 오늘을 정직하게 살았다면 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도스토예프스키).’
우리 사회의 강고한 ‘서열’을 깨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희생제의’를 하게 될 것이다.
호랑이 털가죽을 좋아함과 같아.
살았을 땐 잡아 죽이려 하고
죽은 뒤엔 아름답다 떠들어대지.
- 조식(曺植),《생각 없이 읊다》부분
조선 시대에도 올곧은 선비들은 호랑이처럼 죽임을 당하고, 죽은 후에는 호랑이 털가죽처럼 칭송받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