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

by 고석근

노력하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 언제나 노력하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에서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 ㅎ과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 근처에 갔는데, 도무지 술집을 찾을 수가 없다.


‘저 큰길 다음 골목에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계속 헤매다 ㅎ에게 전화를 했다.


그가 마중을 나오고 그와 함께 술집에 가보니, 바라만 보던 골목에 있다. ‘아, 이 골목을 큰 길이라고 착각했구나!’


‘저 길은 골목이 아니라 큰 길이야!’ 이 한 생각에 사로잡혀 이 골목에 와 볼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


그냥 와보았더라면 쉽게 술집을 찾았을 텐데, 언제나 문제는 ‘한 생각’이다. 이 한 생각을 일단 멈춰야 한다.

모든 판단을 중지하고, 해보는 수밖에 없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길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끝내 길을 찾게 된다.


인간의 구원은 그렇게 올 것이다. 머리에 가득한 지식이 버거워 자살하려던 파우스트 박사.


그는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났을 때, 당황하지만 그의 유혹을 받아들인다. 욕망에 따라 살아보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고차원적인 욕구’가 있다. 낮은 차원의 욕구가 충족되면 더 높은 차원의 욕구를 추구하게 되어 있다.


파우스트는 육욕적인 사랑을 하며, 정신적인 사랑, 모든 사람에 대한 이타적인 사랑으로 나아간다.


그가 죽었을 때, 천사들이 그의 주검을 안아들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며 합창을 한다. “노력하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



아직 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음 속에는 많은 금기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 된다고 합니다


- 이성복, <금기> 부분



금기가 있는 순간, 금기의 영역은 성역이 된다. 그 바깥은 속된 세상이 되어버린다.


속된 세상에 사는 우리는 속물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 된다고 하는 속물근성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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