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지식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다

by 고석근

사랑은 지식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다


사랑은 지식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며, 사랑은 합일의 행위를 통해 나의 물음에 대답한다. 사랑하는, 곧 나 자신을 주는 행위에서, 다른 사람에게 침투하는 행위에서 나는 나 자신을 찾아내고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을 발견한다.


- 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에서



공부모임에서 한 회원이 말했다. “남편이 평생 제게 사랑을 줄 것 같아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힘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행복해”라고 말한다. 언뜻 생각하면 맞는 말인 듯하다.


항상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면 당연히 행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단호히 말한다.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다.” 그 회원은 자라면서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사랑을 듬뿍 줄 수 있는 남자와 결혼을 했단다. 일방적으로 받는 사랑?


그게 가능할까? 에리히 프롬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랑하는, 곧 나 자신을 주는 행위에서, 다른 사람에게 침투하는 행위에서 나는 나 자신을 찾아내고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을 발견한다.”


그러면 사랑을 받으려고만 생각하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 그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힘들고 상대방을 발견하기도 힘들고, 인간을 발견하기도 힘들 것이다.


안다는 것은 서로 간에 파동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온 몸의 느낌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힘들다. 급기야 심리치료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심리치료를 받으면 위안이 된다고 한다.

그녀는 잠시 아이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사랑 받는 아이’로.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어른인 자신이 버거울 것이다.


그녀는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것을. 꽃에 물을 주듯이 남편에게 사랑을 주어야 할 것이다.


마음을 고요히 하면, 그녀는 사랑 받고 싶은 아이가 아니라 성숙해 있는 자신의 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사람의 본성(本性), 본래의 마음은 사랑으로 충만하다. 흘러넘쳐 다른 사람에게 흘러간다.


그녀는 한동안 ‘내면의 어린 아이’를 돌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야, 이제 괜찮아. 너는 다 큰 어른이야!”


그러면 차츰 그녀 안에서 사랑의 마음이 솟아올라 올 것이다. 남편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남편의 목마른 입술이 보일 것이다. 사랑의 물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남편이 누구인지, 인간이 무엇인지 차츰 알게 될 것이다.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부분



우리는 사랑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


길을 가다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그때는 주저앉아 울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맑디맑은 마음이 된다. 일어서는 법을 알게 되고, 혼자서 걸어가는 법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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