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있으라
전철수가 말했다. “그 안에서 잠을 자지 않으면 하품이나 잔뜩 하는 거지. 어린애들만이 유리창에 코를 박고 있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린애들만 자기들이 뭘 찾는지 알고 있어요.”
-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어린왕자』에서
프랑스의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존재의 가벼움’에서 사진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발가벗은 육체들,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것은 아주 정상적이에요! 정상적인 것은 모두 아름다워요!”
주인공 테레사는 이 말을 들으며 ‘발가벗고 집안을 돌아다니던 어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아무도 어머니를 볼 수 없도록 재빨리 커튼을 닫았을 때, 등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린 시절에 발가벗은 육체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된 테레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그녀는 사진사처럼 ‘발가벗은 육체들은 정상적이고 아름다워’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녀는 ‘정상’과 ‘자신의 콤플렉스’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그녀는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하는 강박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테레사는 ‘현모양처’의 길을 택하게 된다. 그녀는 현모양처의 한길을 가기 위해 엄청난 갈등을 겪게 된다.
그녀의 남편 토마스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간다. 당연히 남편의 삶은 문란해 보인다.
그녀의 남편은 또 다른 ‘자유로운 영혼’의 여인 사비나와 만나게 된다. 그는 테레사와 사비나 사이를 부유하게 된다.
많은 현대인들이 분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신이 죽은 시대, 어떤 절대적인 답이 없어 사람들의 마음이 분열되는 것이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다음과 같이 조언해 준다. “우리의 의식(意識)을 깊은 내면의 정신적 삶과 연결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게, 의식이다. 의식은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한 것들을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이 의식은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의식은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영혼과 연결된다.
우리의 영혼과 연결된 의식은, 이 세상을 저 높은 곳에서 보게 된다. 자연스레 우리 안의 여러 자아들이 하나로 통합하게 된다.
깨어 있지 않은 의식은 영혼과 떨어지게 된다. 자신 안의 여러 자아들이 서로 분열되게 된다.
테레사처럼 여러 자아들이 분열되는 것이다. 테레사는 항상 마음의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다 그녀의 애완견, 카레닌에게서 ‘깨어 있는 의식’을 보게 된다.
그녀는 죽어가는 카레닌의 미소를 본다. 개의 의식은 언제나 깨어 있다.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의식을 놓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이 야성, 잠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야 한다. 어른들은 급행열차 안에서 잠을 자지 않으면 하품이나 잔뜩 한다.
어린애들만이 급행열차의 유리창에 코를 박고 있다.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린애들만 자기들이 뭘 찾는지 알고 있어요.”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
- 여림,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부분
‘네가 가지 않았다면’ 비는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가고 나서부터 시인의 의식은 또렷이 깨어난다.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