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각자 하나의 세계다
그의 별은 소행성 325, 326, 327, 328, 329, 330과 같은 구역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그 별들을 방문하여 일자리도 찾아보고 견문도 넓히기로 했다.
-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어린 왕자』에서
인간은 각자 하나의 세계다. 밖에 보이는 것들은 각자의 마음이다. 각자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인간은 각자 하나의 ‘우물’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장자가 말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다.
수잔 마리 스완선 작가의 그림책 ‘한밤에 우리집은’에는 한 세계를 여는 열쇠가 나온다.
‘집으로 들어가려면 열쇠가 있어야 해.’ 열쇠를 열고 들어간 우리집, 한 세계가 열리게 된다.
‘집안에는 불빛이 환해.’ ‘빛은 침대를 비추지.’ ‘침대 위엔 그림책’ ‘그림책을 펼치면 날아오르는 새.’
그 다음에는 새가 한 세계를 연다. 새가 여는 세상에서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달님.’
‘달님의 얼굴을 비추는 햇님.’ ‘달님은 어둠을 밝히고.’ ‘밤하늘의 어둠을 노래하는 새.’
새는 그림책 속으로 들어간다. 그림책은 침대 위에 있고, 침대 위에는 빛이 비친다.
‘빛은 집안에 가득하지.’ 이 세상은 무수히 피어나는 꽃이다. 화엄(華嚴), 꽃으로 장엄한 세계다.
천지창조는 지금 이 순간 이루어는 기적이다. 우리는 매순간 기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기적을 맛보며 살아가려면, 우리는 한 세계를 여는 열쇠를 무수히 많이 가져야 한다.
한 사람,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열쇠다. 우리는 그 열쇠를 갖고 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인간은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지구의 패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허구’라는 키워드로 이 세상을 보면, 지금까지 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 순간, 우리는 이 세상의 창조자가 된다. 신(神)이 되는 순간이다. 나는 그림책 ‘한밤에 우리집은’에 나오는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세계가 된다.
우리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나’라는 존재가 이 세계에 속해있다고. 나는 이 세계의 하나의 부품이라고.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되면, 우리는 좋은 부품이 되기 위해 끝없이 자기계발을 하게 된다.
트리나 폴러스 작가의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애벌레의 삶이다. 서로 탑을 쌓으며 살아간다.
‘정상에 오를 거야!’ 다들 탑을 향해 질주한다. 한평생 꼼지락거리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나비가 되어야 한다. 나비가 되어 이 세상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인간은 상상력의 동물이다.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며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각자 하나의 세계다.
한 사람이 태어나면 하나의 세계가 태어나고 그가 죽으면 하나의 세계가 사라진다.
우리 안에는 어린 왕자가 있다. 그는 여러 별들을 방문한 후 지구에 온다. 우리는 지금 지구별을 방문한 어린 왕자다.
내가 말하는 건 우리 둘에 관해서지 내가 바다를 말할 때면 그건 언제나 카르낙에 있는 바다야.
- 으젠느 기유빅, <나는 알고 있다> 부분
‘바다’를 생각해 보자. 어떤 바다가 떠오르는가? 자신의 바다다. 바다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인 것이다.
삼라만상이 다 그렇다. 나의 태양, 나의 산, 나의 새... . 그런데 우리는 그 단어들이 보통명사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 순간, 태양, 산, 새... 모두 생명을 잃고 죽게 된다. 우리도 죽게 된다. 우리는 한숨을 쉬게 된다.
‘살아도 도무지 사는 것 같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