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친구가 되고 싶다

by 고석근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되고 싶다


여우가 말했다.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어린 왕자』에서



중국 명나라의 유학자 이탁오는 말했다. “스승과 제자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스승과 제자, 어떻게 서로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언젠가 교회 옆을 지나가는데, ‘예수는 내 친구’라는 글자가 벽에 쓰여 있었다. 예수와 친구가 된다면 삶이 얼마나 눈부시겠는가!


자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어린 왕자에게 사막의 여우는 친구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는 먼저 친구는 사고팔 수 없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우리는 이제 기본적인 일용품만이 아니라 물, 공기, 햇살까지 돈을 줘야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가다 보니, 우리는 친구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밥과 술을 사 준다.


그러면, 친구가 된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무의식중에 알고 있다. 그건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그런 친구를 ‘술친구’라고 말한다. 참으로 편한 관계다. 안 만나도 그다지 섭섭하지 않으니까.

‘섹스 파트너’라는 친구 관계도 있다. 우리는 이제 부위별로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우리는 완전한 ‘자본주의형 인간’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용맹정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외롭다.


여우는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길들이라고 말한다. 어린 왕자가 길들이는 게 뭐냐고 묻자 여우는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한다.


관계, 삼라만상의 비의다. 모든 존재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물이 수소와 산소의 완전한 관계 맺음이듯이, 삼라만상은 어떤 존재들의 완전한 만남들이다.


친구는 인간과 인간의 최고의 만남이다. 인간이 다른 인간과 완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의 타고난 마음, 본성(本性)이 같기 때문이다.


공자는 ‘본성은 하늘의 명령(천명지위성 天命之謂性)’이라고 했다. 하늘은 천지자연의 이치다.


우리의 깊은 마음에는 천지자연의 이치와 하나인 마음이 있는 것이다. 이 마음을 깨우면 우리는 하나가 된다.

친구가 된다. 이 본성을 깨우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 초등학교 선생님들 중에 아이들과 친구가 되려는 선생님들이 많다.


그분들의 얼굴은 아이들 얼굴처럼 해맑다. 그러면 왜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과 친구가 되려고 하지 않는 걸까?

우리의 교육이 지식 위주의 교육이기 때문이다.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는 엄격한 위계가 있게 된다.


지식 위주의 교육에 최적화되어 있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학원 강사들이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폭행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지식이 아니라, ‘창의력, 공감력’ 같은 인간의 마음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깨우는 공부가 학교 공부의 중심이 되면,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오랫동안 마음을 깨우는 공부를 해 왔다. 우리는 이러한 공부법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가 지식 위주의 공부법을 극복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공부법을 회복할 때, 우리의 미래인 인공지능시대는 해맑게 다가올 것이다.



누구에게도

아직 부치지 못한

편지 한 통쯤은 있어

빨간 우체통 거기 서 있다


- 윤재철, <빨간 우체통> 부분



우리는 모두 서로 친구가 되고 싶다.


하지만 머리에 가득한 지식이 친구가 되는 것을 방해한다. ‘나는 너희와 다른 사람이야!’


우리의 몸에서는 언제나 텅텅 빈 소리가 난다. 내면의 마음이 텅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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