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이다.

by 고석근

인생은 선택이다.


“인간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데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죠. 하지만 딱 한 가지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뭐긴요. 바로 제 자신이죠. 전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kbs 단편 드라마 ‘오브랩 나이프, 나이프’는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인생은 선택이다.’


엄마가 등교하는 고등학생 아들에게 말한다. “초밥이 먹고 싶은데 올 때 좀 사다 줄래?”


초밥을 사 들고 귀가한 아들의 눈에 펼쳐진 참혹한 광경, 엄마가 피를 흘리며 죽어 있다.


술 취한 아빠는 엄마를 죽인 과도를 아들에게 건넨다. “네가 사과 좀 깎아 봐.” 아들은 죽은 엄마에게 다가가 울먹인다.


아들은 그 과도로 아빠를 찔러 죽인다. ‘언젠가 벌어질 일이 오늘 일어난 것뿐이다.’


아들이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폭력을 가하던 아빠... . 이상한 곳에서 정신을 차린 아들은 문 앞에 서 있다.

어디서 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을 되돌려 줄까? 원한다면 돌아갈 수 있어.” 아들은 화들짝 깨어난다.

‘... 돌아가면 엄마를... 살릴 수 있어.’ “선택해! 기회는 딱 세 번이야.” 아들은 문을 열고 과거로 돌아간다.

엄마의 처녀 시절, 엄마는 퇴근할 때마다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온다는 것을 느낀다.


엄마를 지켜주려는 아들이다. 어느 날 두려움에 사로잡힌 엄마에게 다가온 한 남자, 엄마를 도와주려는 아빠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아들은 조급해진다. ‘엄마가 아빠를 만나면 안 돼! 내가 설령 사라지더라도!”


아들에게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아빠, 엄마는 오열한다. 엄마는 옆에 쓰려져 있는 아들에게 다가간다.


엄마는 깨닫는다.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것을. 현재로 돌아온 그녀는 아들을 위해 아빠를 칼로 찔러 죽이고 자살을 한다.


엄마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아빠가 밉다는 어린 아들의 말에 엄마는 말한다. “아빠가 회사 일이 힘들어서 그래.”


우리는 생각한다. ‘이 시간만 지나면 좋은 날이 올 거야!’ 하지만 이 세상의 이치는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다.


모든 것은 영원히 되돌아온다.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반복된다. 한번 폭력을 받아들이면 계속 받아들여야 한다.


엄마가 처음 폭력을 당했을 때, 엄마는 그 폭력을 용인하지 말았어야 했다. 죽을 각오로 대들든지 도망을 치든지 그런 상황을 완전히 부정해야 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말했다. “인생은 B(Birth 출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다.”


조르바는 매 순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간다.


“딱 한 가지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뭐긴요. 바로 제 자신이죠. 전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는 게

커피가 쏟아지는 버튼을 눌러 버렸다

습관의 무서움이다


무서운 습관이 나를 끌고다닌다

최면술사 같은 습관이

몽유병자 같은 나를

습관 또 습관의 안개나라로 끌고다닌다


- 최승호, <자동판매기> 부분



선택하지 않는 삶을 오래 살다 보면, 몽유병자가 된다.


‘인생은 한바탕 꿈이야.’


우리는 잠꼬대를 하다 다시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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