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당신은 안개? 바람? 아니면 연기?”
괴로운 나머지 그렇게 불러보았더니
먼 데서
그이의 목소리가 되돌아왔지
“당신은 안개? 바람? 아니면 연기?”
- 신까와 카즈에, <술래잡기> 부분
누구나 연애 시절에 경험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다가갈수록 그(녀)는 안개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괴로운 나머지 “당신은 안개? 바람? 아니면 연기?” 하고 불러본다. 그러면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당신은 안개? 바람? 아니면 연기?” 사랑은 끝없는 ‘술래잡기’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즐거운 게 아니라 괴롭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겪게 되지만, ‘영원한 찰나’를 경험하게 된다.
그 짧디짧은 한순간들이 한평생을 살아가게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말한다.
“걱정 없는 인생을 바라지 말고, 걱정에 물들지 않는 연습을 하라.” 우리는 이러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사랑을 해야 할 것이다.
바디우는 사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다.
‘사랑은 개인인 두 사람의 단순한 만남이나 폐쇄된 관계가 아니라 무언가를 구축해내는 것이고, 더 이상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삶이다.’
사랑은 무한한 신비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되듯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