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몸
한순간 번개처럼
신의 몸을 만지고 신의 소리를 들은 적 있는가
- 김태희, <남편의 노트> 부분
누구와 섹스를 하느냐에 따라 섹스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섹스는 성기의 마주침이 된다.
성적 쾌락이 사라질 때쯤에는 환멸이 몰려온다. 쾌락은 언제나 반대급부가 따라온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는 전혀 다르다. 신성(神性)을 체험하게 된다. ‘한순간 번개처럼/ 신의 몸을 만지고 신의 소리를 들은 적 있는가’
이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한 인간이 된다. 살아 있음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항상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왜 우리는 자꾸만 이성을 성욕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가? 왜 우리는 이성을 성기 중심으로 바라보게 되는가?
변태다. 우리가 하늘의 구름을 볼 때, ‘구름’을 보지 않는가? 구름의 어느 한 부분만 집중해서 보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성을 바라볼 때, 특정 부위 위주로 보게 된다. 세상이 그 부위를 금지 구역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금지 구역은 욕망의 대상이 된다. 보지 말라고 금하게 되면, 우리는 보고 싶어진다. 관음증 환자가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스위스의 한 행위 예술가는 유럽의 여러 대도시를 다니며 18세 이상 성인에게 자신의 가슴과 성기를 30초씩 만질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그 예술가는 사람들이 변태, 관음증에서 해방되기를 바랐을까? 그 예술가를 통해 신의 몸을 만진 사람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