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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석근 Sep 17. 2024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 성미정, <사랑은 야채 같은 것> 부분            



 시인은 사랑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얼마나 멋진 정의인가!     


 하지만, ‘싹이 돋는 사랑’은 힘들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일상이 버겁다. ‘집은 편안한 곳이야!’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결국 서로 맞춰간다. 부부가 남매처럼 닮아간다. 집안의 가구 하나가 된다.     

 우리는 사랑을 ‘처음처럼’ 해야 한다. 싹이 돋는 사랑을 가슴 깊이 품고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자신을 발명해가는 존재이니까. 스스로 자신을 뭐라고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안에는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이 있으니까. 언제나 사랑이 샘물처럼 솟아나니까.     


 우리는 끝없이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삶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인생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우리는 자신을 알 수 없다. 자신을 무한한 신비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무한한 신비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삶의 경이! ‘사랑은 야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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