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석근 Sep 15. 2024

고양이의 꿈   

 고양이의 꿈      


 매정한 불같은 성욕과 함께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는 

 세계 위에 지붕과 풍경들 위에 내 몸을 풀어놓고 싶구나 

 나의 꿈속에서 쥐를 쫒는 불타는 욕망과 함께     


 - 파블로 네루다, <고양이의 꿈> 부분           



 한 성교육 강사가 말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30분 동안 사랑해요.” 나는 놀랐다. ‘헉! 그 짧은 시간에 사랑이 가능한가?’           


 나는 그녀와 3시간 동안 사랑을 했다. 우주의 반쪽과 반쪽이 만나 불꽃으로 타오르다 사그라지는 시간이었다.      


 사랑의 샘은 ‘성욕’이다. ‘매정한 불같은 성욕과 함께’ 타오른다. ‘세계 위에 지붕과 풍경들 위에 내 몸을 풀어놓고 싶구나’     


 성은 사랑의 불꽃으로 타오르며, 온몸이 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생사일여(生死一如), 니르바나(열반)다.     


 물질을 넘어서 에너지장으로 들어간다. 하나의 파동이 된다. 우주의 영원한 춤이 된다.         


 인간의 양대 욕구는 식(食)과 성(性)이다. 식은 개체 보존의 욕구이고, 성은 종족 보존의 욕구다.     


 식은 쉽게 만족하지만, 성은 끝이 없다. 찰나의 불꽃이다. ‘나의 꿈속에서 쥐를 쫒는 불타는 욕망과 함께’ 타오르다 사그라진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영원을 본다. 유한한 삶에서 영생(永生)과 만난다. 물질의 몸을 입고 사는 우리는 언젠가는 사라진다. 하지만, 물질인 몸은 실은 에너지이기에 죽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는 유한과 무한의 눈부신 만남을 보여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