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해로(偕老)
네트 || 는
여전 || 히
둘 || 사이에
남아 || 있다
- 로저 맥거프, <40 러브> 부분
40대 부부가 테니스를 친다. 깔깔 웃으며, 둘의 점수가 ‘40 대 러브(0점)’가 된다. 넘사벽이다. 그래도 그들은 화사하게 웃는다.
그들 사이에 가로 놓인 ∥, 이 ∥는 부부 사이에 생길 수밖에 없는 장벽일까? 아무리 다가가도 하나가 될 수 없는 이 ∥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제 2030 공부 모임이 있었다. 물어보았다. “결혼한 부부는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해로해야 할까요?”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였다. 결혼했더라도 연애는 계속하겠다는 2030 세대도 보았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결혼 형태가 존재하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들에게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했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인간에게는 ‘자아실현(自我實現)’과 함께 ‘자아초월(自我超越’의 욕구가 있다고 했다.
자아실현은 자아(自我, Ego)를 실현하는 것이다. 자아는 세상에서 말하는 자신의 정체성이다. 남자, 여자, 남편, 아내, 회사원, 공무원, 예술가, 학자, 부장, 사장….
이 자아들을 한껏 꽃 피워가는 게 자아실현이다. 세상에서 말하는 소위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성공하고 나면, 그들은 만족할 수 있을까? 만족할 수 없다. 인간에게는 영적인 나, 참나(自己, Self)가 있기 때문이다.
부부가 자아실현과 함께 자아초월의 욕구를 향해 나아가는 인생의 동반자가 된다면, 그 부부 사이에 장벽은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