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그림자가 나란히 숨 쉬는 온도
나와 너 사이에는 무게가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숨을 고를 때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무게.
어떤 관계는 깃털처럼 가벼워.
어떤 말도 바람처럼 흩어지고,
어떤 기대도 허공에 스친다.
그러나 어떤 관계는 처음부터 깊고 무겁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따듯하게
서로의 삶이 실려 있는 듯한 무게가 있다.
그 무게는 사랑일 수도, 책임일 수도,
혹은 오래된 상처의 잔향일 수도 있다.
나와 너의 관계는 조심히 내 딛어 걸어야 한다.
발을 잘못 디디면, 마음이 기울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무게가
우리 관계를 뿌리처럼 붙잡아 준다.
가벼운 바람에도 흩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단단히 잇는 힘이 된다.
관계의 무게는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맞 닿아 있는가 이다.
그 무게가 버겁지 않도록,
또 가볍게 흩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찾아야 한다.
관계의 무게가 서로의 걸음을 방해하지 않는
적당한 무게로 변할수 있어야 한다.
심리학에서 이를
'부하와 자원의 균형'이라 부른다.
부하는 관계를 무겁게 만드는 일들,
자원은 그 무게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다.
부하가 커질수록 자원도 함께 채워야,
무게는 짐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온기가 된다.
그리고 결국
관계의 무게란,
사랑이 품은 빛과 그림자가
같이 숨 쉬는 온도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더 깊이 나누고 싶었고, 더 오래 함께 걷고 싶었지만, 그에게는 그 무게가 버거웠을지도 모른다.
내가 내어준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선물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결국,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만큼 내 곁에 머물다 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