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의 신화

거울속의 나

by 마음이 하는 말

처음부터 우리는 완전한 존재였다.

그러나 어느 날, 신은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고, 그때부터 우리는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 여정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놀랍게도 ‘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플라톤의 『향연』속 신화에서,
인간은 한때 완전한 존재였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얼굴과

네 개의 팔, 네 개의 다리,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진,
강하고 완벽한 생명체.

그 힘이 너무 커서 신들마저 두려워했다.
결국 제우스는 인간을 둘로 나누어 버렸다.
그날 이후, 우리는 평생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평생을 헤매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이 이야기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숨 쉬고 있다.
이마고(Imago) 이론은 말한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사실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결핍을 치유해줄 ‘그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찾아 나선 것이라고.


그래서 어떤 만남은 이상하게 운명처럼 느껴진다.
눈빛 하나로 확신이 밀려오고,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안하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속삭인다.

“아, 이 사람이야.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맨 바로 그 사람.”

하지만 진실은 조금 더 복잡하다.
그 사람은 우리를 온전하게 만들어줄 ‘마법사’가 아니라,
우리가 마주해야 할 ‘거울’일 때가 많다.


거울 속에는 과거의 나,
그리고 아직 품어주지 못한 내 상처가 비친다.

결국, 반쪽을 찾는 여정은
다른 사람을 완성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완성하는 길이다.


누군가를 통해 시작된 여정이,
결국은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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