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나무
어둡고 캄캄하다. 축축하고 눅눅하다. 퀴퀴하고 비릿한 냄새 속에서 달큼하고 새콤한 것 같은데 꽃향기 같은 내음도 난다.가실가실 하고 뭉툭한 것에 걸리다가도 부드럽게 스며든다.
스쳐 지나가듯이 작고 여린 것들이 머물기도 하고 가슴이 눌려 숨 쉴 수 없듯이 크고 단단한 것들이 머물기도 하고 어루만지듯이 부드러운 것들이 스며들기도 한다.
칠월의 뜨거운 태양빛이 잠시 쉬는 날. 구름 속에서 마중 나온 안내자의 인도를 따라 나왔다. 바람이 한 번 어루만져주고 지나간다. 이슬이 한 번 품어주고 지나간다. 햇볕이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지나간다.
구름 안내자가 다시 안내를 해준다. 세상이 조금 더 넓게 보인다. 더 많은 바람과 이슬, 햇빛과 안내자를 만날 수 있다. 볼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질수록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다. 울음을 삼키고 있으면 깊은 곳에서 향기가 올라와 울음을 밀어낸다. 향기가 밀어낸 그 자리엔 단단함이 남는다. 여리고 흔들리던 세상이 점점 단단해지고 굳건한 세상이 되어간다.
나의 첫째 아들은 칠월의 중복날 태어났다. 유난히 덥게 느껴졌던 그 해 잠시 해가 구름뒤로 숨어 들던날 빗줄기 소리와 함께 태어났다. 그 아들은 생채기가 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먼 훗날 그 생채기의 시간도 고통이 아닌 추억이 되겠지만 그 시간은 아직 먼 얘기기에 아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나는 그 어떤 충고도 그 어떤 위로도 건네지 않고 있다. 나무는 생채기가 나면 향기가 더 짙어지고 아름다운 흔적이 남는다. 아들도 지금 그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난 조용히 바람이 되어주기도 이슬이 되어주기도 햇빛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결코 안내자가 되어 주지는 않는다. 아들이 만들어 나갈 세상의 안내자는 본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들아 너 가 맺게 될 열매와 심중에 남게 될 향기 짙은 흔적과 먼 훗날 굳건한 너의 세상을 응원하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