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큰 나무 쪼매니 나무

by 기억나무

우리 집에는 오빠가 산다.

태평양 같은 어깨를 가진 체격이 우람하고 웃으면 귀여운 소년의 모습이 되어버리는

두 모습을 가진 오빠가 산다.

동생이 배고프다고 하면 동생이 오는 시간에 맞춰서 반찬을 만들어 놓는 요리 솜씨가 좋은 오빠가 산다.

늦은 밤 귀가가 늦을 것 같으면 커피를 마셔가면서 기다렸다가 버스정류장까지 마중 나가 주는 오빠가 산다.

피곤해서 그냥 잠들어 버리면 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오빠가 산다.

넘어지면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와서 들춰 업고 병원으로 뛰어가주는 오빠가 산다.

햇살 좋은 날 커피를 마시러 나가자고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따라나서주는 오빠가 산다.

우울한 날 소리를 지르고 싶은 날 노래방에 함께 가서 소리를 질러주는 오빠가 산다.

술이 먹고 싶은 날 동생의 취향에 맞춰서 술을 사다 주고 안주를 만들어 주는 오빠가 산다.

해마다 생일날을 위해서 돈을 모아뒀다가 동생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사주는 오빠가 산다.


우리 집에는 동생이 산다.

마시멜로 같은 말랑하고 통통한 손을 가진 귀여운 모습이 경청을 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의 동생이 산다.

오빠가 특별한 메뉴가 먹고 싶다고 하면 멋진 레스토랑의 셰프가 되는 동생이 산다.

외출 나갔다가 집에 일찍 들어오려고 하면 더 놀다가 오라고 말해주는 동생이 산다.

어쩌다 오빠가 아프면 곁에서 머릿수건을 올려주는 동생이 산다.

아픈 기미가 보이면 같이 병원에 가주는 동생이 산다.

오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 주는 동생이 산다.

어딜 가든지 오빠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겨 오는 동생이 산다.

해마다 생일날을 위해서 돈을 모아뒀다가 오빠가 사지 못하는 것들을 사주는 동생이 산다.


우리 집에는 남매가 산다.

보조개를 사이좋게 왼쪽 오른쪽 한 개씩 나눠가진 남매가 산다.

신체 어느 부위에 까만 콩 점을 사이좋게 왼쪽 오른쪽에 찍어놓은 남매가 산다.

서로에게 오빠가 있어서 동생이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남매가 산다.

서로 요리를 잘해서 함께 반찬과 밥을 해서 나눠먹는 남매가 산다.

서로를 바라보면서 즐겁게 한바탕 웃어줄 수 있는 남매가 산다.

좋은 곳에 함께 가면 예쁜 사진을 함께 찍어서 추억을 공유하는 남매가 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억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