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기억나무
아, 아침이구나 살아 있음을 증거 하듯이 눈이 떠졌다.
침대에서 아스팔트 위에 늘어 붙은 껌처럼 이겨져 있던 몸뚱이를 일으킨다.
부자연스러운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한다.
밤새 방광에 가둬 두었던 몸의 찌꺼기들을 배출한다.
거울 속에서 보았던 부었던 얼굴이 이 배출로 좀 가라앉으려나 생각한다.
다시 한번 거울 속에 비친 모습에 입꼬리를 살짝 올려서 웃어준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물조차도 미지근하다. 차가운 물로 이 늘어난 몸뚱이를 오그라들게 하고 싶은데 내 맘처럼 되질 않는다.
미지근한 물로 씻고 미지근한 물로 양치한다.
스킨을 바르면서 다시 거울 속 모습을 본다.
찹, 찹! 톡, 톡, 톡! 리듬에 맞춰서 볼살이 흔들렸다가 늘어났다가.
순간, 거울 속눈이 나를 바라본다.
괜찮아?
어?! 괜찮아...
이런 젠장.... 거울 속눈이 거울 밖 나의 흔들림을 눈치챘다.
다행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거울 속 너 가 있어서.
거울 속 너와 거울 밖 나에게 다정하게 말해준다.
넌 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야. 오래 흔들린다고 걱정하지 마.
널 사랑해. 너 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오늘 하루도 천천히 너만의 시간을 쌓아가길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