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집 작은 나무 -1
25년 살았던 헌 집은 2층 단독주택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당이 있고 작은 수돗가 가 있고 향기 뿜는 꽃들이 심어진 작은 화단과 과실나무가 있었다.
낯선 사람들에게 경고음을 충실하게 울려대는 작은 개가 있었고 남편의 부모님이 계셨다.
시부모님.
너무나 어려운 존재였지만 어렵지 않은 듯 잘 지내고 싶었다.
딸 같은 며느리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알아버렸다.
딸 같은 며느리 엄마 같은 시어머님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알아버렸다.
2층 나만의 공간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려면 이 사실을 날마다 고통스럽게 자각하고 있었다.
고통인 줄도 모르고 지나갔던 시간들이 어느 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하나씩 떠오를 때마다 원하지 않아도 다시 그 시간 그 장소 그 감정으로 돌아갔다.
그 순간부터 그 집은 더 이상 나의 집이 아니라 헌 집이 되어버렸다.
내가 숨 쉬고 살 수 있는 새 집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