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가 시작된다는 날
눈을 떴으니 내가 살아있는 것이다.
살았으니 살아있는 동안에 또 죄를 지를 나의 모습에 이불을 끌어 얼굴을 덮는다.
살아 있으면서 지었던 죄들이 생각나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는다.
그렇게 이 하루를 살아갈 생각을 하니 무섭다.
차라리 죽는다면 이런 고민이 없을 텐데...
그러나 혼자가 아니기에 스스로는 죽을 수 없기에...
눈물이 얼굴을 덮어놓은 이불에 파묻어 놓은 베개에 스며든다.
허락하지 않으시면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연약한 인간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눈물짓는다.
하루를 시작하는 그 순간에 떠오른 죄는 나를 다시 한번 겸손하게 하고 입을 다물게 한다.
이런 내가 누구를 향하여 입을 열어 말하겠는가...
나를 긍휼히 여길 그분이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