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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화도

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

by 빛해랑

부산스럽게 봄을 맞았나 싶었는데 초여름으로 달린다.

지난겨울도 좋았지만 봄꽃과 함께 시작된 지금은 더욱 좋다. 집에서만 보내기엔 아쉬운 주말이다.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 선택한 곳이 강화도.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곳~!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해서 생각이 났나 보다. 몇 해 전만 해도 순무김치, 속 노란 고구마를 사 오기도 했었던 곳이다. 둘째가 좋아하는 간장게장도 포장해 오고. 갑자기 그곳이 가고 싶어진 이유는 모르겠으나 출발부터 했다.

아이들이 대여섯 살이었을 무렵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을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이맘때쯤이었다. 그러고 보니 몇 해만에 같은 곳 같은 장소라니 의도하지 않았는데 말이다ㅋ


초여름이 막 시작되는 계절이다. 물 빠진 갯벌에 진흙투성이가 된 채로 정신없이 놀던 모습이 어제 일 같다. 그때의 선명한 추억들이 사진첩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이들은 훌쩍 자라서 정작 그날을 추억하지 못한다. 사실 그때는 좋은 줄을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가 참 좋았었다.

이 순간도 그러할까? 좀 더 나이가 들면 그때가 참 좋았는데.... 라며 지금을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행복은 미루지 않는 것이라고 하나보다.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가 싶었는데 아뿔싸~! 물이 빠지는 썰물시간의 물때다. 그래도 바다는 바다다. 시원하다. 기분이 좋다.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


마니산 산채 비빔밥


고종 16년(1879년) 건축된 고옥'이라는 집에서 산채 비밥밥을 먹었다. 내가 점심을 먹은 곳이 145년 전에 지어진 집이라고?~와우!


어라! 밥이 초록색? 쑥 향이 진~한 솥밥이다.


솥밥을 좋아해서 다양하게 먹어 보았지만 쑥 향 가득한 솥밥이라니 특색 있다.


산채나물, 도토리묵에 먼저 취하고 강화 인삼 막걸리에 또 취한다~ㅎㅎ

디저트는 역시 속 노란 군고구마다. 너무 달콤 달콤하다.




나를 위한 작은 여유가 참으로 좋았다. 이 하루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행복하고 싶었다.


"드시고 가세요" "이쪽으로 오세요""잘해드릴게"오늘만 살 것처럼 간절히 부르는 해산물가게들조차 정겹다. 비릿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도 '지금'을 즐기는 사람들이리라.


봄은 오고 또 올 테지. 또 다른 시간에 맞는 봄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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