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도 좋았지만 봄꽃과 함께 시작된 지금은 더욱 좋다. 집에서만 보내기엔 아쉬운 주말이다.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 선택한 곳이 강화도.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곳~!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해서 생각이 났나 보다. 몇 해 전만 해도 순무김치, 속 노란 고구마를 사 오기도 했었던 곳이다. 둘째가 좋아하는 간장게장도 포장해 오고. 갑자기 그곳이 가고 싶어진 이유는 모르겠으나 출발부터 했다.
아이들이 대여섯 살이었을 무렵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을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이맘때쯤이었다. 그러고 보니 몇 해만에 같은 곳 같은 장소라니 의도하지 않았는데 말이다ㅋ
초여름이 막 시작되는 계절이다. 물 빠진 갯벌에 진흙투성이가 된 채로 정신없이 놀던 모습이 어제 일 같다. 그때의 선명한 추억들이 사진첩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이들은 훌쩍 자라서 정작 그날을 추억하지 못한다. 사실 그때는 좋은 줄을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가 참 좋았었다.
이 순간도 그러할까? 좀 더 나이가 들면 그때가 참 좋았는데.... 라며 지금을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행복은 미루지 않는 것이라고 하나보다.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가 싶었는데 아뿔싸~! 물이 빠지는 썰물시간의 물때다. 그래도 바다는 바다다. 시원하다. 기분이좋다.
강화도 동막 해수욕장
마니산 산채 비빔밥
고종 16년(1879년) 건축된 고옥'이라는 집에서 산채 비밥밥을 먹었다. 내가 점심을 먹은 곳이 145년 전에 지어진 집이라고?~와우!
어라! 밥이 초록색? 쑥 향이 진~한 솥밥이다.
솥밥을 좋아해서 다양하게 먹어 보았지만 쑥 향 가득한 솥밥이라니 특색 있다.
산채나물, 도토리묵에 먼저 취하고 강화 인삼 막걸리에 또 취한다~ㅎㅎ
디저트는 역시 속 노란 군고구마다. 너무 달콤 달콤하다.
나를 위한 작은 여유가 참으로 좋았다. 이 하루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행복하고 싶었다.
"드시고 가세요" "이쪽으로 오세요""잘해드릴게"오늘만 살 것처럼 간절히 부르는 해산물가게들조차 정겹다. 비릿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도 '지금'을 즐기는 사람들이리라.
봄은 오고 또 올 테지. 또 다른 시간에 맞는 봄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좋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