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새벽길

by 빛해랑

르르르

새벽을 깨우는 매미 소리.

간밤엔 더위를 이기지 못해

기어이 비를 뿌렸나 보다.

풀잎에 남아있는 빗방울

종아리가 간지럽다.


여름은 여름이다.

적응할 때도 되었건만

미운 일곱 살 아들처럼

날마다 새롭다.


더운 날 먹었던 팥빙수.

열대야 이겨보겠다고

늦은 밤을 달리던 시간.

찰나 같은 여름날이었다.


쓰르르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천진난만하다.

툭! 넌 누구냐!

퍼런밤송이가 발끝에 걸린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가.

오는 가을이 반가운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는 안다.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는 거.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