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가 매일 충실하게 하는 것
변화의 시작이다
삶의 중심을 나에게 두면서부터 매일 걷고, 읽고, 쓴다. 직장인이자 가정주부지만 시간 탓하는 못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일과 가정도 소중하고, 나의 성장 발전도 중요하기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단 몇 줄이라도 읽고, 한 줄이라도 적을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책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이며, 그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얻어지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졌다. 감정이나 생각을 쓰고 싶어지는 것은 물이 흐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
도서 후기를 주로 쓰던 내가 일상의 생각과 경험을 쓰기 시작했다. 단순한 기록 작업이 아니었다.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과정이었다. 따라서 독서와 글쓰기는 나를 성장시키는데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걷는 것 역시 읽는 그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몸은 걷고 있지만 머리와 손은 생각하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걷는 것 역시 중요한 습관 쌓기다.
사실 이 중에 급한 것은 없다. 당장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거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내면 성장을 돕는 습관이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 오늘보다 나은 내 모습을 기대한다면 이 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때는 5시에 일어나는 새벽 기상을 시작으로, 10분의 스트레칭과 1시간의 독서를 했다. 읽고 나면 후기를 썼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서 경제신문을 요약 정리하여 기록했다. 아침 일기를 꼬박 쓰는 등 소소한 루틴을 열심히 하였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낫다. 도움이 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동기, 또는 멘토와 서로 응원하다 보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함께 하는 동기 한 사람이 내게 이렇게 물었다. "힘들지 않아요?" 그 짧은 질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첫째는 액면 그대로 힘들지 않은 건지 걱정이자 궁금함이 있었을 테고, 두 번째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게 하냐는 뜻도 있었을 터다. 내 생각도 들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한두 문장으로 대답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장황하게 내 생각을 전달할 이유도 없었기에 " 할만해요"라며 뜨뜻미지근하게 얼버무렸던 기억이 있다.
그날 나 자신에게 물었다. "너 괜찮은 거니? 무엇 때문에 이 행위들을 열심히 하며, 좋아서 하는 것인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흉내를 내는 것은 아닌지." 타인에게는 솔직할 수 없어도 자신은 속일 수 없다. 진실한 답을 위해 오래 생각하고 깊이 생각했다. 불편하고 두렵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며,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후론 흔들리지 않았다.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정체성을 찾아서 자존감을 높이고 싶을 뿐이었다.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는 일상. 수필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시 그때의 질문이 떠올랐다. "왜 쓰고자 하며, 행위가 아닌 본질에 충실한가?"였다. 이 또한 쓰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매일 하다 보면 답이 얻어질 것이다. 지금껏 삶을 소모하듯이 살았다면 앞으로는 축적하는 삶을 살고 싶다. 쌓고, 경험하고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풍요로워질 것이다. 오늘도 '열심히' 보다 '충실하게' 살고자 노력한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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