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가득한 내 인생의 항해사
저는 '키'를 잡는 것을 싫어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싫어했습니다. 남의 말은 귀기울여 들으려해도 들리지 않고, 제가 한 선택은 항상 실패하기 마련이었습니다. 누군가 승부를 걸어오면 이러한 패배에 익숙해져 듣는 척도 안한 것이 제 어릴 적의 인생입니다. 지금도 그런 면은 많습니다. 한 번은 그런 적도 있습니다. 지인이 비아냥거렸습니다. 제가 키를 안잡아서 간단한 선택도 안한다고요. 누군가에게 넘기는 것이 일상이었으니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화가 나기도 하고,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불같은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저는 키를 잡고,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사람일 수록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 키를 잡는 건 나 자신이어야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그럼에도 정신차리지 못하는 저는 제가 할 것들에 강제성을 부여했습니다. 제가 할 도전을 떠벌리고 다니고,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요. 사회성 없는 사람이 하는 것 치고 과하게 외향적이니, 즐거움과 동시에 고통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 키를 잡고 어딜 가야할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망신살을 없애려면 목욕탕을 가라는 말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야 많이 들었지만, 또 전에는 한 번도 들어본적 없는 말이었으니까요. 저는 이 망신살이 가득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만 잡으면 망신살이 들어오는 독특한 체질인겁니다. 이 말이 어이없기도 하고 그럴리가 없다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웃기게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저는 이 망신살로 꽤나 사람들을 웃겨봤고, 또 저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간단한 실수를 하고, 그 실수가 너무 민망한 나머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버리는 겁니다.
제가 일주일동안 '저를 고백합니다'를 쓰지 않았죠. 그 동안 무탈한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벤트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나가 터져버린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인터넷에서 실수를 한 겁니다. 가족은 나중에 아이스 브레이킹에 쓸 일이 하나 늘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을 수 없는 민망함을 느낍니다. 아마도 제가 이렇게 실수에 민감한 것은, 제가 완벽한 사람이길 바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글을 올릴 때 제일 먼저 올린 적이 많이 없습니다. 먼저 올린 사람을 보고 고쳐야하니까요. 오늘은 큰 결심을 한 날이었고, 그 결과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제 이상한 선택은 계속되었습니다. 지인을 만나러 가는 날 항상 타던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나갔는데, 이상한 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코딩 스터디에서는 맥북을 두고 가는 참사도 벌어집니다. 스터디 하나에 들어가려고 시도했다가 조건이 안된다는 것을 이제 발견해 튕겨져나가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저런,"하고 말 것들입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니까요. 근데 왜 제 실수는 저런이 안되는 걸까요.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실수는 반복될 것입니다. 사실 이게 모두가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제 실수는 용납이 안되는 건지, 이 글을 쓰면서 별거 아닌 일에 눈물을 글썽이는 제가 한심해지는 날입니다.
저는 이렇게 민망한 일이 생기면 "힘들다" 이 말이 습관처럼 나옵니다. 민망한 일을 잊기까지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다들 이런 일들이 많을까요? 제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면에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 누군가 실수를 하신 분이 계시다면, 제 실수를 보시고 내 실수는 실수도 아니네!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