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보안의 현재와 미래
Internet of Things. IoT는 단순히 기기들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IoT는 자동화된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IoT 시장 규모는 2024년 7,144억 8천만 달러에서 2032년 4조 623억 4000만 달러로 CAGR 24.3%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oT 기기들은 더 이상 첨단 기술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 깊이 스며든 필수품이 되었다.
아침에는 스마트 스피커가 “오늘 비가 올 확률은 70%입니다”라고 알려주고, 거실의 스마트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출근길에는 스마트 워치가 심박수와 걸음 수를 기록하고, 차량에 탑승하면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이 알아서 주행 경로를 추천한다. 집에 돌아오면 IoT 공기청정기가 외부 미세먼지를 감지해 스스로 작동한다. 심지어 냉장고 속 재료가 부족해지면 스마트 냉장고가 휴대폰으로 알림을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IoT 기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 삶의 작은 결정을 대신 내리고, 일상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의 대가로 사용자의 모든 행동 데이터가 기기와 클라우드 서버에 기록되고 저장된다. 언제 집에 들어왔는지, 얼마나 잤는지,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까지 IoT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실시간으로 자료화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IoT 기기는 자연스럽게 해커들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실제로 IoT를 활용한 크고 작은 일상생활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되는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IoT 기기가 폭발적으로 출시되는 속도에 비해 보안 정책과 표준화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결과, 새로운 취약점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해커들은 이를 이용해 기기를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데이터를 탈취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4년 8월, 아파트 정보단말기인 ‘월패드’를 노린 대규모 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중앙 관리 서버를 뚫어 단지 내 각 세대의 월패드 권한을 순차적으로 탈취했고, 자동화된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2021년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638개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월패드를 공격했다.
조사에 따르면 범인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 다중 이용시설의 무선공유기를 우선 해킹해 IP를 우회했고, 이를 통해 단지 서버에 접근한 뒤 각 세대 월패드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집안 내부를 몰래 촬영했다. 이 사건은 ‘월패드 하나만 뚫려도 단지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치명적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결국 보안 설계 차원에서의 망 분리와 통신 암호화와 단말 접속 인증 등 근본적 대책이 시급함을 일깨운 사건이다.
IoT의 연장선상에 있는 의료기기는 보안이 실패할 시 그 위험성은 치명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고한 바와 같이 인슐린 주입 펌프의 설정이 원격으로 변경되어 과다 주입 또는 주입 중단이 발생할 수 있고, 이식형 심박동기조차 배터리 제어나 박동 조절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물리적 피해를 초래한다.
기술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핵심은 의료기기가 병원 내부 시스템과 외부 통신망을 연결하는 구조다. 많은 의료 IoT는 Wi-Fi·블루투스 같은 무선 링크와 관리용 원격 프로토콜을 사용하며, 전송계층의 암호화가 약하거나 인증 체계가 미비한 경우가 흔하다. 또한 펌웨어&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관리가 취약하면 이미 알려진 취약점이 장기간 방치되며, 중간자 공격이나 트래픽 스니핑을 통해 데이터가 탈취될 수 있다. 이처럼 연결성과 자동화가 증가할수록 의료기기는 편리함과 동시에 치명적 위협을 안고 있다.
앞선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에는 두 가지 새로운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는 가볍게 만든 AI 모델을 엣지(*집이나 현장 기기 근처)에 배치해 해킹 시도를 즉시 찾아내고 곧바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개인 데이터는 기기 안에 그대로 두고, 기기들이 배운 지식만 모아 함께 학습하되, 그 전과정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해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핵심 아이디어는 ‘클라우드에만 의존하지 말고, 집 안의 IoT 허브가 스스로 해킹 시도를 감지하고 바로 대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기를 언제 켰는지, 얼마나 자주 쓰는지,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등을 학습해, 평소와 다른 이상 행동을 찾아낸다. 이때는 랜덤포레스트(*여러 개의 의사결정나무를 묶어 분류하는 알고리즘)를 사용해 정상 행동과 이상 행동을 구분한다.
하지만 보통 이런 인공지능 모델은 너무 무겁다. 작은 기기에 넣으면 속도가 느리고 전력 소모가 크다. 그러니 불필요한 정보를 줄여야 한다. 이때 지니계수(*데이터에서 어떤 변수가 중요한지를 가르는 기준)를 이용해 덜 중요한 변수를 제거한다. 또 숫자 계산을 단순하게 바꾸기 위해 32비트 부동소수점(*컴퓨터가 쓰는 긴 소수 표현 방식)을 더 짧은 숫자로 압축한다. 이렇게 하면 모델이 가볍고 빠르게 동작할 수 있다.
경량화된 모델을 집 안 허브에 설치하면, 평소와 다른 행동이 감지될 때 곧바로 네트워크를 차단하거나, 의심스러운 IP 접속을 막는 조치를 자동으로 취한다. 추가 장비를 살 필요도 없으니 비용과 반응 속도 모두 개선된다.
장점
클라우드 왕복 없이 지연 최소화할 수 있고 연결 장애시에도 방어
모델 경량화로 저전력 환경에 적합
사용 습관 기반의 행동 이상 탐지 강화
유의사항
사용자 및 가정별 패턴 차이에 맞춘 모델 튜닝 필요
허브가 공격받을 경우를 가정한 다계층(허브, 단말, 네트워크) 방어 병행 필요
�한줄요약: 집 안의 허브에 가벼운 AI를 심어, 해킹 같은 이상 행동을 스스로 빠르게 잡아낸다.
핵심 아이디어는 ‘데이터는 집에 남겨두고, 배운 지식만 모으고 그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증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개인 데이터는 각 기기 안에 그대로 두고, 그 데이터로 만든 학습 결과만 모아 개선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데이터는 그대로 두고 지식만 모으는 방식)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각 IoT 기기는 집 안에서 이상한 행동 패턴을 스스로 배우는데, 여기에는 CNN(*공간 패턴 인식에 강한 모델)이나 LSTM(*시간에 따른 변화를 잘 포착하는 모델)이라는 인공지능 기법이 사용된다. 이렇게 학습한 뒤에는 원래 데이터가 아닌 가중치(*모델이 배운 값)만 중앙 서버로 보내진다.
중앙 서버는 여러 기기에서 올라온 가중치를 합쳐 더 똑똑한 탐지 모델을 만든다. 이 과정은 스마트 계약(*블록체인 위에서 자동 실행되는 규칙)에 의해 강제로 검증되기 때문에 임의로 바꾸기 어렵다. 또한 이 과정 전체가 IPFS(*분산 파일 저장 시스템)와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에 저장되어, 이후에도 추적 가능성을 보장한다.
실험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기존에 중앙 서버 하나에만 의존해서 생겼던 유출 문제를 줄여준다. 동시에 여러 차례 학습을 반복할 수록 탐지 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방식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안정적으로 침입을 잘 잡아냈다.
장점
원천 데이터 유출X (프라이버시 보호)
다수 조직/현장 데이터 규제 저촉 최소화로 집단 지성화
스마트 계약과 분산 저장으로 무결성 및 추적성 확보
유의사항
클라이언트 수에 따른 통신/연산 비용 관리
스마트 계약/체인 인프라의 성능 설계 필요
�한줄요약: 데이터는 집에 남겨두고, 배운 지식만 모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증명한다.
IoT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하루를 곁에서 지탱해 준다. 하지만 그 친숙함만큼이나, IoT는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수많은 정보를 모으고, 때로는 해커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약한 고리가 되기도 한다.
다행히 인공지능을 통한 실시간 탐지, 블록체인을 통한 투명한 기록 관리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그 틈을 메우고 있지만,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이 편리함을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기업, 정책, 그리고 사용자 모두의 책임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IoT는 분명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조력자로 남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보안과 신뢰라는 토대를 함께 쌓아가야 한다. 편리함과 안전, 그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IoT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참고자료
[학술 논문]
김수진, 송진수, 신용태. (2021-06-23). 인공지능 경량화를 활용한 스마트홈 IoT 외부 침입 차단 시스템. 한국정보과학회 학술발표논문집, 제주.
임선자, 최은희, 최필주, 이석환, 권기룡. (2024). IoT 침입 탐지 시스템을 위하여 기계학습 분류자를 사용한 블록체인 기반 연합학습. 멀티미디어학회논문지, 27(9), 1076-1086. 10.9717/kmms.2024.27.9.1076
[인터넷 기사]
https://www.medipana.com/article/view.php?news_idx=293703
https://www.fnnews.com/news/202405161722135086
작성자: ITS 29기 김규리